박근혜 퇴진 전주 촛불집회, 성탄절과 추운 날씨 불구하고 예상보다 많은 시민 참여
성탄절 전야를 맞아 ‘그네는 아니다’ 등 캐럴 가사 바꿔 부르기로 분위기 고조시켜
성탄절 전야를 맞아 ‘그네는 아니다’ 등 캐럴 가사 바꿔 부르기로 분위기 고조시켜
“이 세상에 지어먹을 농사가 하나 있어, 여의도에 아스팔트 해방농사 지어보세. 너 살리고 나 살리는 아스팔트 농사 이 농사가 최고로세…”
24일 오후 5시 전북 전주시 관통로사거리(풍년제과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전북도민총궐기 촛불집회가 열렸다. 행사 중간에 전북여성농민회 노래패 ‘청보리사랑’이 민중가요 <아스팔트 농사>를 부르며 식량주권을 지켜야한다고 강조했다. 아스팔트 농사는 아스팔트가 깔린 도시 도로 위에서 집회·시위하는 것을 아스팔트에서 짓는 농사로 비유한 것이다. 농민 권리를 위한 직접적 투쟁인 집회·시위가 농사만큼이나 농민 삶에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뜻한다.
무대에 오른 노래패 회원 오은미 전 도의원은 “성탄절 전야에 이 자리에 오지 않은 시민들도 모두 여기에 있는 시민과 같은 마음일 것이다. (박근혜 퇴진을 통해) 이번에는 제대로 갈아 엎어서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식량주권을 제대로 지켜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이 ‘조기 탄핵, 즉각 퇴진’과 ‘범죄자 박근혜를 구속하라’고 외친 이날 행사는 성탄절 전야를 맞아 캐럴 가사 바꿔 부르기 ‘그네는 아니다’로 시작했다. ‘그네는 아니다’는 스페인 캐럴 ‘펠리스 나비다’(Feilz Navidad·기쁜 성탄)에 맞춰 가사를 개사해 따라 부르기 쉽게 만든 곡이다.
또 사회자 이정현씨는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에 항의하며 지난달 1일 대검찰청 정문을 굴착기로 들이받아 경비원을 다치게 하고 재물을 손괴시킨 혐의로 구속된 전북 임실 출신 정석만(45)씨의 석방 탄원 서명과 모금을 안내했다. 이어 박근혜 탄핵심판을 맡은 헌법재판소에 인용결정을 촉구하는 내용 등 국민엽서 보내기 운동도 안내했다.
이날 촛불집회는 성탄절 전야와 추운 날씨인데도 예상보다 많은 시민들이 참석했다. ‘박근혜 정권 퇴진 전북비상시국회의’는 이날 저녁 7시 기준으로 시민 2천여명이 촛불집회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800여명이라고 집계했다. 저녁 7시20분께 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풍남문광장까지 약 700m 구간을 행진했다. 전북 군산과 정읍에서도 촛불집회가 이뤄졌다. 글·사진/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이날 촛불집회에서는 ‘그네는 아니다’라는 캐럴 가사 바꿔 부르기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전주남초등학교 6학년 태은지(왼쪽)양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관련한 뉴스를 만들고 싶어서 촛불집회 현장에 친구들과 함께 나왔다.
시민단체에서 ‘박근혜 퇴진’과 ‘하야하라’는 내용의 펼침막을 판매했다. 아파트 창문 설치용과 차량 부착용 등 2가지 형태로 개당 5천원씩 판매했다.
이날 집회 마지막으로 남성중창단 ‘쁘렌데레’가 가수 변진섭의 노래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 거죠> 등을 불렀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