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이브 저녁 창원광장에서 경남시국대회
박 대통령 퇴진·구속 촉구하는 캐럴 개사곡 인기
24일 제9차 경남시국대회에선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구속을 촉구하는 내용으로 개사한 크리스마스 캐럴이 큰 인기를 끌었다.
“촛불을 들자, 촛불을 들자, 국민이 이긴다. 촛불을 들자, 촛불을 들자, 반드시 이긴다.”
24일 저녁 제9차 경남시국대회가 열린 경남 창원시 창원광장에선 익숙한 멜로디에 생소한 가사의 크리스마스 캐럴 개사곡이 울려 퍼졌다. 시국대회에 참가한 시민 1000여명은 ‘국정농단의 공범’인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구속을 요구하는 캐럴을 따라부르며 크리스마스이브를 즐겼다. 붉은색 산타 복장을 한 참가자들은 부모 손을 잡고 나온 어린이들에게 사탕과 초콜릿을 나눠주기도 했다.
24일 제9차 경남시국대회에 등장한 구호와 손팻말은 박 대통령 구속을 촉구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지난 17일 제8차 시국대회 때까지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던 참가자들의 구호는 크리스마스이브를 맞아 “박근혜를 구속하라”로 더욱 강경해졌다. 참가자들이 준비해 온 손팻말의 문구와 그림도 박 대통령 구속을 촉구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3분 자유발언’에 나선 시민들의 사연과 주장은 참가자들의 가슴을 저미게 했다.
자신을 ‘한국지엠(GM) 창원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라고 소개한 장영진씨는 “한국지엠 창원공장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369명이 계약만료라는 이름으로 12월31일자로 해고를 당하게 됐다. 시민들이 힘을 모아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참가자들은 “힘내라 힘내라”라고 큰소리로 답하며, 장씨를 격려했다.
권오선(24)씨는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20살 때부터 지금까지 최저임금을 받으며 일하고 있다. 그저 박근혜 한명 퇴진시킨다고 미래가 보이지 않는 나의 삶이 나아질 것 같지 않다. 박근혜를 퇴진시킨 다음, 부당한 해고 없고 누구나 정당한 대가를 받는 세상을 만들어 우리의 삶을 바꾸는 투쟁에 나서자”고 제안했다.
오는 31일 제10차 경남시국대회엔 가족행사 때문에 참가할 수 없게 됐다며, 대신 성금을 내는 주부도 있었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를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1인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24일 제9차 경남시국대회에 등장한 구호와 손팻말은 박 대통령 구속을 촉구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박종철 ‘박근혜 퇴진 경남운동본부’ 상황실장은 “올해를 마무리하는 31일에도 예정대로 제10차 경남시국대회를 창원광장에서 열 것이며, 이날은 참가자들끼리 떡국을 나눠 먹으며 의지를 다질 예정이다. 또 내년 첫 시국대회가 열리는 1월7일은 세월호 참사 1000일과 겹치기 때문에 추모제를 겸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최상원 기자 csw@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