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담담
제주대 건축학부 교수 아직도 많은 사람의 가슴속에 기억되는 세월호 참사는 진행형이다. 304명의 목숨이 아무런 잘못도 없이 죽어야 했던 것은 폭력적이다. 우리 사회의 비윤리성과 허술한 관리체계가 만들어낸 결과이다. 2016년 말 시작된 조류인플루엔자(AI)로 3000만 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 되었다. 죄 없는 생명체가 인간의 필요 때문에 죽임을 당하는 것도 폭력적이다. 그리고 시각을 돌려 보면 개발 열풍으로 심한 상처를 받는 제주의 땅도 훼손 변형되면서 땅이 가진 가치, 생명의 가치를 상실해 가고 있다는 점에서 그 맥을 같이 한다. 대상과 지역이 다르지만 일련의 과정과 결과들은 모두 폭력적이다. 상호작용하는 유기체들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주변의 환경을 생태계(ecosystem)라 한다. 땅과 사람, 그리고 가축 이 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하나의 생태계에 연결된 유기체다. 지구라는 하나의 생태계 안에 사는 유기체들은 먹이사슬과 같은 상호보완적 관계를 통해 연관된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각각의 유기체는 소중한 존재이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그 중요성을 알지 못하거나 알려고 애쓰지 않는다. 많이 생산하고 많이 개발하고 많은 이익을 거두는 경제적 측면에만 관심을 쏟는다. 산업혁명 이후 세계 각국은 급속한 산업화의 길을 걸었고, 이는 유한한 자원을 짧은 기간에 엄청나게 소비하고 환경 자체를 파괴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또한 동양적 세계관이 수용된 유기체적 세계관이 발달하면서 인간 대 자연의 대립이라는 서양의 이원론적 사고는 인간을 자연의 한 부분으로 인식하는 생태학적 패러다임으로 바뀌게 되었다. 최근 이러한 경향은 산업적 측면에서 강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이익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산업적 차원의 접근보다 미래의 소중한 자원이자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의 근원인 자연환경의 가치를 공유하고 보호하려는 실천적인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다면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는 개발 명목으로 시설물의 고도를 완화하거나 사업지구의 요건을 완화함으로써 특혜 논란과 아울러 환경, 경관 훼손 논란이 이어져 왔다. 그 배경에는 결과에 집착하는 정책결정자들도 문제지만 개발에 대한 보상심리에 기인하는 문제도 있다. 광풍처럼 불고 있는 개발사업의 특징은 대규모화, 집중화, 상업 중심화로 집약할 수 있다. 집중적인 대규모 개발은 당연히 유기체로 연결된 제주의 생태계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고 개발이익의 공익적 가치도 결핍될 수밖에 없다. 쓰레기 처리, 교통, 하수처리 문제 등 최근 제주사회의 이슈가 되고 있는 원인도 궁극적으로는 과도한 개발로 인한 부작용이다. 이러한 문제를 지구환경 문제의 거대 담론으로 다루었던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의 <육식의 종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육식을 위해 인간의 과도한 개발과 소비가 어떻게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으며 국가와 국가, 지역과 지역 사이의 사람들의 삶이 불평등하게 변하고 있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아름다운 땅 제주에 사는 많은 사람에게 환경에 대한 새로운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듯하다. 이는 경제발전에만 초점을 두는 개발논리와 그 결과가 도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인지, 제주 자연유산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비판적 가치 성찰의 노력 없이 추진되는 개발정책, 그리고 환경정책의 모순과 비합리성을 새로운 시각으로 들여다보게 한다. 또한 국가 혹은 지자체, 시민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천적인 방식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21세기 사회를 주도할 키워드는 문화와 환경이다. 인간존중을 기반으로 하는 문화적 가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생명의 근원인 자연을 존중하면서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생활방식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다. 이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어진 의무이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300/180/imgdb/child/2024/0116/53_17053980971276_2024011650343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00/32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76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807.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