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국가정원 식음료 판매시설 업체선정 공고
사실상 대기업서 운영하도록 참가자격 제한둬
시의회·주민들, 일방적 진행에 “납득할 수 없어”
사실상 대기업서 운영하도록 참가자격 제한둬
시의회·주민들, 일방적 진행에 “납득할 수 없어”
전남 순천시가 순천만국가정원의 식음료 판매시설 운영을 대기업에 맡기려고 해 반발이 거세다.
순천시는 지난 3일 한해 관람객 400만명이 찾는 순천만국가정원 안에서 식음료 판매시설을 일괄 운영할 업체를 선정하기 위한 입찰공고를 냈다. 시는 다음달 3일 제안서를 받아 같은 달 8일께 경영능력 80%와 가격점수 20%를 기준으로 운영자를 선정한다. 지난 13일 이뤄진 입찰설명회에는 대기업 관련사를 포함해 10곳이 참여했다. 이들 업체의 연고지는 외부 6곳, 순천 4곳이었다. 선정된 업체는 오는 5월9일부터 3년 동안 식당 2곳, 카페 3곳, 매점 3곳, 자판기(7대), 가판대 등 10여개 시설을 운영하게 된다.
시는 입찰자격을 놀이공원·테마파크·워터파크 등 다중이 이용하는 유사시설에서 영업장 1000㎡(330평) 이상을 1년 넘게 운영 중인 업체로 제한했다. 이는 2015년 2월 판매시설 운영자를 분야별로 모집하면서 연고지를 순천으로 제한한 것과는 대조된다. 국가정원운영과 관계자는 “음식 맛과 서비스에 대한 관람객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 국가정원에 걸맞은 품격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경영·운영 능력이 검증된 업체를 찾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기존 운영자와 신규 희망자, 순천시의회 등이 반발하고 나섰다. 기존 운영자들은 지난 10일 시와 시의회를 방문해 “사전에 어떤 상의도 절차도 없이 선정 방식을 바꿔버렸다. 지역 업체는 매점, 자판기나 가판대를 운영할 능력도 없다는 것이냐”고 따졌다. 시의회도 “공고 닷새가 지난 뒤에야 시로부터 보고를 받았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국가정원을 만들었는데 반대로 운영하겠다니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독립유공자 후손인 박종윤(60) 씨는 17일 국민권익위원회에 입찰 중단을 촉구하는 진정서를 냈다. 그는 “식음료 판매는 안정적인 흑자를 볼 수 있는 분야다. 이를 한 업체에 몰아주면 마을위원회나 국가유공자 등이 참여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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