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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옹시립동물원 1마리당 사육공간 250㎡…어린이대공원의 3.78배 ‘왜 ’

등록 2017-01-17 18:02수정 2017-01-18 15:38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원과 생태 다양성 국제세미나’
리옹 쪽 “2000년 존폐위기”…생태계 보전·교육 강화 재탄생
17일 오후 서울 종로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자비어 발란트 프랑스 리옹 동물원 원장이 ‘동물원이 생물 다양성을 어떻게 보전할 수 있는가’ 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17일 오후 서울 종로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자비어 발란트 프랑스 리옹 동물원 원장이 ‘동물원이 생물 다양성을 어떻게 보전할 수 있는가’ 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1858년 개장해 프랑스에서 두번째로 오래된 동물원입니다. 하지만 2000년에 시설이 열악해 동물원 문을 닫든지 새롭게 재탄생하라는 요구가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우리는 달라져야 했습니다. ”

프랑스 리옹시의 시립 동물원인 리옹 동물원의 원장인 자비어 발란트 씨는 17일 서울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열린 ‘동물원과 생태다양성 국제세미나, 21세기 동물원은 지구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서 리옹 동물원이 새롭게 태어나야 했던 당시 이야기를 꺼냈다. 그가 보여주는 사진 속 예전 리옹 동물원은 현재 한국의 많은 동물원과 닮았다. 그리고 현재의 리옹 동물원의 모습은 너른 초원에 얼룩말과 기린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었다. 자연인지 동물원인지 확인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리옹 동물원은 매년 300만명이 찾는 프랑스의 시립 동물원이다. 도심 안에 있고 무료로 운영된다. 전체 공원의 면적은 117만여㎡, 동물원 규모도 약 10만㎡이며 동물 수는 66종 400여 마리가 있다.

자비어 발란트 원장이 한국에 온 이유는 서울어린이대공원의 고민에서 출발한다. 서울어린이대공원은 1973년 5월5일 개원한 후 1999~2000년 동물사 개선공사, 2009년 리모델링을 거친 후 재개원했다. 전체 공원 면적 53만6000여㎡ 중 동물원은 약 2만8000㎡로 지난해 말 기준 96종 423마리(물고기와 소형파충류 300여 마리 제외)를 보유하고 있다. 도심 안에 있고 무료로 운영되는 것은 리옹 동물원과 비슷하지만, 동물원 규모는 리옹 동물원이 3.5배나 넓다. 하지만 동물 수는 비슷하다. 96종 423마리(물고기, 소형파충류 포함하면 700여 마리)나 있다. 수의사 5명을 포함해 28명의 사육직원이 동물을 돌보고 있다.

지난 14일 서울어린이대공원의 초청으로 한국에 온 자비어 발란트 원장은 주말에 어린이대공원을 둘러본 후 “시설이 몹시 나쁘지는 않지만 너무 비좁고 동물 수가 많다”고 쓴소리를 했다고 알려졌다.

자비어 발란트 원장은 리옹 동물원의 역할이 ‘교육’이라고 밝혔다. 그는 “동물원에서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들은 어린이들이 동물과 생태, 환경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졌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동물원을 방문하기 전에 그린 그림은 동물과 나무, 호수 등으로 단순하지만, 동물원에서 실제 생태계를 느낀 뒤에는 작은 곤충과 양서류, 포유류 등 다양한 생물이 한곳에서 살아가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그림을 보이며 설명했다. 자연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은 동물원을 만들어, 관람객들이 갇혀있는 동물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동물 전체를 볼 수 있도록 변해야 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소리다.

17일 오후 자비어 발란트 프랑스 리옹 동물원 원장이 발표하고 있다. 왼쪽 그림이 리옹 동물원을 방문하기 전 어린이가 그린 그림이고 오른쪽은 방문 후에 그림 그림이다. 왼쪽 그림보다 더 자세하고 복잡하게 자연 생태계를 표현해 동물원이 어린이의 인식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7일 오후 자비어 발란트 프랑스 리옹 동물원 원장이 발표하고 있다. 왼쪽 그림이 리옹 동물원을 방문하기 전 어린이가 그린 그림이고 오른쪽은 방문 후에 그림 그림이다. 왼쪽 그림보다 더 자세하고 복잡하게 자연 생태계를 표현해 동물원이 어린이의 인식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울어린이대공원 역시 이날, 미래의 동물원의 역할로 꼽히는 종보전, 연구, 교육 등의 기능 중 도심지 동물원, 어린이 관람객이 많은 동물원의 특성을 살려 리옹 동물원처럼 ‘교육 동물원’으로 특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프랑스 리옹 동물원과의 업무협약서도 체결했다.

서울어린이대공원은 지난해 말 ‘교육중심 동물원을 위한 서울어린이동물원의 발전방향’ 연구용역을 마쳤다. 연구책임자인 이항 서울대학교 교수는 “국내에서 가장 큰 서울대공원 동물원이 종보전을 담당하고 서울어린이대공원은 교육을 담당하려 한다. 동물원 사육사는 선생님이어야 한다”며 “앞으로 동물사 개선과 인력 보충을 통해 서울어린이대공원을 국가 생물다양성교육센터로 만들어갈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 교수는 서울어린이대공원의 입장료를 유료화하거나 동물원 공간을 활용한 파티나 결혼식장으로 운영하는 등 수익사업도 개발하자고 주장했다.

서울어린이대공원은 동물단체로부터 사육공간이 비좁고, 운영 철학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조경욱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복지팀장은 “동물원에 오는 것 자체가 교육이 되도록, 어린이들에게 제대로 된 환경에서 살아가는 동물의 활동성을 보여주도록 동물원을 바꿔가려고 한다. 이제 시작이지만, 비좁은 우리를 넓히는 작업부터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강오 서울어린이대공원 원장은 “서식지를 먼저 간 후 동물원을 설계하는 것이 외국의 관례다. 한국도 그렇게 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어린이대공원의 약속은 지켜질 수 있을까.

글·사진/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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