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대전극장·제일극장 거리가 지난달 성탄 전야에 거리를 가득 메운 시민들로 옛 모습을 되찾았다.
대전 중앙로 옛 제일극장 거리가 새 단장을 마쳤다. 지난 연말 정비를 끝낸 옛 대전극장 거리와 함께 젊은이들이 찾는 대전 원도심의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대전 중구청은 25일 오후 대전 중구 은행동 옛 제일극장 거리에서 시민·상인 100여명이 참석속에 옛 대전극장~제일극장 거리 가로환경정비사업 준공식을 열었다. 이날 정비를 마친 제일극장 거리는 은행동 으능정이 거리에서 대전천 쪽으로 한 골목 윗길로, 중교로를 중심으로 중앙로 쪽은 제일극장 거리, 안쪽은 대전극장 거리로 나뉜다.
1㎞ 길이의 제일극장~대전극장 거리는 1980년대 까지만 해도 유명 옷가게, 커피전문점, 음악감상실 등이 몰려 있는 등 이른바 ‘시내’로 불리던 대전의 중심거리 가운데 한 곳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새도심인 대전 둔산지역이 개발되고 중앙데파트·홍명상가가 철거되면서 원도심의 쇠락과 궤를 같이했다.
이날 준공한 가로정비사업은 도로 정비, 야간 경관조명 설치, 간판 정비 등으로, 대전시·중구청의 원도심 활성화 시책인 대흥동 골목길 재생사업의 하나로 시행됐다. 특히 젊은 세대가 즐겨 찾는 거리를 만들기 위해 곳곳에 기념촬영을 할 수 있는 조형물을 설치하는 등 커플 거리로 꾸몄다. 중구는 대흥동 옛 중구청~은행동 으능정이 거리~옛 대전극장·제일극장 거리를 젊음의 거리로 특화할 방침이다.
권선택 대전시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박용갑 대전 중구청장(″ 세 번째)이 지난 18일 옛 대전극장·제일극장 거리에서 활성화 업무 협약을 맺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주민과 상인들도 대전극장·제일극장 거리의 부활을 위해 뜻을 모았다. 이들은 가로정비사업 계획 단계부터 참여해 이 거리의 역사를 알리고 개발과 관련한 의견을 냈다. 지난 18일 건물주들은 임대료 안정화 협약을 했다. 이 협약은 기반시설이 정비되고 장사가 되면 임대료를 올려 토종 상인들이 쫓겨나는 둥지 내몰림(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건물주들은 거리가 활성화돼도 일정 기간 임대료를 인상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세사는 상인들도 팔을 걷어붙이고 거리 활성화는 물론 이곳에서 청년 창업하는 이들을 돕겠다고 나섰다.
박용갑 대전 중구청장은 “대전극장·제일극장 거리는 한때 대전의 최고 상업지역이었다. 공시지가가 워낙 비싸고 관계자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개발 계획을 세우기가 쉽지 않았다. 가로정비사업을 계기로 건물주와 상인, 주민이 한마음으로 한걸음 양보한 만큼 이 거리가 ‘시내’로 불리던 옛 명성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사진 대전 중구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