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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600여년 만에 부석사로 돌아가는 금동불상

등록 2017-01-26 16:57수정 2017-01-26 20:40

대전지법 “일본서 훔친 금동보살상, 부석사에 반환” 판결
“역사 기록상 약탈 추측돼 원소유주에게 돌려 주는게 마땅“
<한겨레> 자료사진
<한겨레> 자료사진
일본에서 훔쳐온 불상이 수백년 전 한국이 빼앗긴 것이라면 누구에게 돌려줘야 할까. 지난 2012년 10월 김아무개(74)씨 등 문화재 절도단이 일본 쓰시마섬 간논지(관음사)에서 훔쳐 국내에 밀반입했다 회수된 금동관음보살좌상(금동보살상)의 반환 여부를 놓고 불거진 소유권 논란의 가닥이 잡혔다.

대전지법 민사12부(재판장 문보경)는 26일 대한불교 조계종 부석사가 정부를 상대로 낸 ‘금동관음보살좌상 인도 청구소송’에서 “정부는 이 금동보살상을 부석사에 인도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또 “부석사는 금동보살상을 보관할 능력이 충분해 가집행도 허용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일본 간논지 주지가 1951년 발견한 이 금동보살상의 복장유물을 보면 ‘천력3년(1330년) 고려국 서주에서 32명이 시주해 보살상을 만들어 부석사에 봉안했다’는 기록이 있는데 서주는 서산의 고려시대 지명이다. 조계종도 서산 부석사가 고려 서주의 부석사라고 밝히고 있어 이 금동보살상의 애초 소유주는 부석사”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불상에 새로 금을 입히거나 보수, 옮길 경우에는 복장 유물 등에 이런 사실을 기록하는데, 1951년 발견된 복장 유물은 옮겼다는 기록이 아니라 불상을 만든 사실이 기록돼 있어 이 보살상이 정상적인 교류 과정을 통해 일본으로 건너갔을 가능성은 적다”고 설명했다. 또 “간논지는 조선에서 악행을 저지른 왜구 집단의 우두머리 코노헤이사에몬 모리치카가 불교를 수양해 1526년 창건했다는 연구 기록이 있다. 이 보살상은 머리에 쓰는 보관이 없고 화상 흔적도 있다. 따라서 부석사에 봉안했던 보살상이 간논지에 존재했다는 것은 왜구에 의해 약탈당한 것으로 추측되므로 부석사 소유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원우 부석사 주지는 “법원이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현명한 판단을 했다. 일본으로 불법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7만여점의 문화재를 되찾는 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 금동보살상은 판결문을 받는 대로 본사인 수덕사의 성보박물관에 봉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동보살상은 키 50.5㎝, 무게 38.6㎏ 크기로, 1973년 일본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김씨 등 문화재 절도단이 검거되자 간논지는 도난 문화재라며 금동보살상 반환을 요구했으나 부석사 쪽은 약탈당한 것이므로 애초 소유주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맞서 한·일간 논란이 됐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26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런 판결이 나온 것에 대해 매우 아쉽게 생각하며, 신속히 불상이 일본에 반환되도록 한국에 적절히 대응을 요구해가겠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도쿄/길윤형 특파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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