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병변 1급 장애라는 어려움을 딛고 2017학년도 공립중등학교 특수교사직에 최종합격한 장혜정씨.
“많이 기뻤고, 안도감이 밀려왔어요.”
뇌병변장애(1급)를 딛고 2017학년도 공립 중등학교 임용시험에서 특수교사직에 최종합격한 장혜정(36)씨는 5일 “제 꿈을 응원해주고 지원해준 분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장씨는 조선대 특수교육과를 졸업하고 2003년부터 임용시험에 응시한 지 15년 만에 교단에 설 수 있게 됐다. 장씨에게 휴대전화를 걸어 소감을 물은 뒤, ‘카톡’을 통해 몇가지 보충 질문을 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장씨는 2014년 1차 필기시험을 통과하고 2차 면접시험에서 40점 만점에 0점을 받아 불합격 처리됐다. 장씨에겐 스케치북만 제공돼 의사소통에 다소 시간이 걸리는 장씨가 질문에 답변하기 어려웠다. 당시 면접평가위원들은 장씨가 학생들과 소통하기 힘들어 교직 수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장씨는 국가고시에서 장애 특성에 따른 정당한 편의를 제공하지 않은 것은 장애인 차별이라고 주장하며 불합격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지법은 지난해 7월 불합격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으나, 시교육청은 항소했다. 장씨는 지난해 12월 항소심에서도 승소했고, 시교육청은 상고를 포기했다. 장씨는 지난달 18일 시교육청이 마련한 ‘보완대체 의사소통기기’를 활용해 면접시험을 무사히 치렀다. 이 보조공학기기는 장씨가 답변하고 싶은 내용을 타이핑하면 음성으로 들려준다.
장씨의 소송을 계기로 면접시험 때 뇌병변 1급 장애인에게 제공해야 할 편의 내용도 바뀌었다. 2017년 교육부와 17곳 시·도교육청 관계관들이 모여 만든 중등교사 임용시험 공고문엔 뇌병변 1급의 장애인에게 2차 심층면접 때 ‘시험시간 1.5배 연장, 전담 도우미 지원, 자료 작성용 컴퓨터 제공, 보조공학기기 지참 허용’ 등 편의를 제공한다고 돼 있다. 광주시교육청 쪽은 “2014년 장씨 면접 때는 보조공학기기 허용 규정이 없었다”고 말했다.
장씨는 9~15일 예비교원 연수를 받은 뒤, 다음달 1일자로 발령을 받는다. 장씨는 “그렇게 듣고 싶었던 연수인 만큼 큰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장씨는 광주특수교육지원센터 교사로 임용될 예정이다. 이 센터는 특수교육 대상자에게 도예, 커피 바리스타 등의 교육을 하는 기관이다. 장씨는 “매 순간 진심 어린 태도로 아이들과 정서적으로 교감하고 소통하겠다. 소통은 직접 말로 하거나 의사소통 보조기기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할 방침”이라고 답변했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사진 장혜정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