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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에 이룬 대학생의 꿈, “봉사하는 인생 살렵니다.”

등록 2017-02-20 16:43수정 2017-02-20 20:30

조정연씨, 21일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새내기 입학
두 아들·두 손자에게 ‘봉사하는 삶’ 유산 남기고파
21일 한남대에 입학하는 조정연씨가 하루 앞서 등교해 학교를 둘러보다 도서관이 마음에 든다며 환하게 웃고 있다.
21일 한남대에 입학하는 조정연씨가 하루 앞서 등교해 학교를 둘러보다 도서관이 마음에 든다며 환하게 웃고 있다.
고희에 인생 2막을 설계하는 대학 신입생이 있다.

21일 대전 한남대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하는 조정연(70)씨다. 조씨는 이 대학의 2017학년도 수시전형에서 합격해 새내기 대학생이 됐다. 그는 올해 대전여고 부설 방송통신고를 수석 졸업했다.

“봉사하는 인생을 살고 싶었어요, 모든 게 불가능해 보였지만 고등학교에 입학 원서를 냈습니다.” 그의 도전은 2013년부터 시작됐다. 그해 공인중개사 일에서 은퇴했다. 그는 1999년 자격증을 딴 뒤 14년동안 부동산 사무실을 운영했다. 대전시민대학에 다니면서 컴퓨터, 당구, 꽹과리를 배우고 합창단 활동도 하며 바쁘게 살았지만 짬을 내 봉사활동을 하면서 만난 이들이 행복해 하는 모습을 잊지 못했다. 고민하던 그는 “다른 이들을 돕는 여생을 살겠다”고 결심했다. 평생 가슴에 남아 있던 배움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 싶기도 했다.

“오래 전 고교를 중퇴한 뒤 손 놓았던 교과서를 펼치니 흰 것은 종이고 검은 것은 글씨인데 이마저도 노안 때문에 잘 안 보이데요. 호호호.” 그는 겸손하게 말했지만, 방통고에 재학하는 동안 그의 학구열은 활활 타올랐다. 한 달에 두 번, 일요일마다 등교해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공부하고 평소에는 인터넷 강의를 들었는데 한 번도 지각하거나 빼먹지 않았다. 봉사활동에 대비해 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충남대병원에서 호스피스 교육도 받았다. 지난 5일, 그는 마침내 바라던 고교 졸업장을 받았다. 전교 1등의 성적은 성실하게 공부한 보답이었다.

“그동안 봉사를 하긴 했지만 돌이켜보면 저 자신을 위한 삶이었어요. 건강이 허락하는 한 봉사하고 열심히 배우는 인생을 살 겁니다. 그리고 두 아들과 두 손자에게도 봉사하는 삶의 기쁨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사진 한남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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