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가 2015년에 이어 2년 연속 국민안전처의 범죄안전 지수 평가에서 1등급을 받았다. 허태정 유성구청장(휴대전화 든 이)이 범죄예방을 위해 설치한 무인 택배 보관함을 사용해보고 있다. 대전유성구 제공
온천 관광지로 유흥업소 등이 밀집한 대전 유성이 범죄 분야 안전지수 평가에서 1등급을 받았다. 도시 환경을 바꿔 범죄를 막고 주민 불안감을 더는 이른바 범죄예방환경설계(셉테드) 개념을 구정에 도입한 것이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대전 유성구는 국민안전처가 실시한 2016년 범죄 분야 안전지수 평가에서 전국 69개 자치단체 가운데 2위를 차지했다고 27일 밝혔다. 국민안전처는 해마다 범죄안전·교통 등 안전지수를 지역별 7개 분야로 나눠 5등급으로 평가하는데, 유성구는 치안사회질서 만족도 조사에서 2015년에 이어 2년 연속 1등급을 차지했다. 온천 관광지 유성은 유흥업소·숙박시설 등이 밀집해 있어 범죄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의외의 평가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유성구청은 방범용 폐회로텔레비전(CCTV)를 늘리고 도시 경관을 밝게 바꾸는 등 셉테드 개념을 도입해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유성구는 2014년부터 대전 자치구에선 유일하게 방범용 시시티브이 설치 예산을 구비로 확보했다. 지난해 말 현재 유성구의 방범용 시시티브이는 218대로 촘촘하다. 주로 유흥업소와 숙박시설이 많은 온천동 일대와 궁동 대학가 등에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유성구는 도심 공원 공중화장실 등 25곳에 안심벨을 설치하고, 무인 택배 보관함도 8곳에 개설했다.
셉테드 개념을 시행하면서 범죄 발생 건수도 크게 낮아졌다. 대전경찰청이 분석한 유성구 관할 5개 지구대의 살인·강도·성폭력·절도·폭력 등 5대 범죄 발생 건수는 2014년 3241건에서 2015년 2730건, 2016년 2732건으로 약 16% 감소했다. 허영화 유성경찰서 형사과장은 “방범용 시시티브이만으로도 범죄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뒷골목·공원 등의 밤 환경을 밝게 유지하면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허태정 대전 유성구청장은 “올해 주민 여론을 반영해 4억5천만원을 들여 시시티브이 100대를 추가 설치하고 화질이 떨어지는 90대는 교체할 계획이다. 원룸촌에 여성안심존을 구축하고 안심벨을 25곳에 추가로 설치하는 한편 낡은 보안등 500개를 밝은 엘이디(발광다이오드) 등으로 교체하는 환경개선사업을 해 안전한 유성의 이미지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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