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4구역 설계공모 당선작을 만든 네덜란드 건축가 뤼르트 히테마가 3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인터뷰하고 있다.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새 서울시청사보다 종묘나 세운상가가 더 좋아요. 서울만의 생명력이 느껴지거든요.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개발이 아니라 기존의 환경과 연결하는 공간을 선물하고 싶어요.”
최근 서울 중구 서울시청사에서 만난 네덜란드 케이캅(KCAP Architects&Planners)의 뤼르트 히테마(53) 대표 건축가가 이렇게 말했다. 서울시의 계획에 따라, 한때 철거될 뻔한 세운상가를 중심으로 한 일대 3만2천여㎡(세운4구역)를 복합단지로 재탄생시킬 임무를 맡았다. 그를 만난 3일,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등이 구역 내 입주하며 변모를 꾀하기 시작했다.
네차례 한국을 방문한 그는 서울에서 종묘와 세운상가가 특히 좋았다고 했다. 도시 한가운데에 공원이 펼쳐지는 “동양적 신비로운 공간”인 종묘와 좁은 골목길과 과거 산업의 흔적을 볼 수 있는 세운상가 일대에서 ‘서울만의 생명력’을 느꼈다는 것이다.
실제, 세운4구역 국제지명현상설계공모 당선작으로 선정되면서, 그에게 맡겨진 임무는 중앙 대형 광장과 호텔, 사무실, 업무시설 등 새로 들어서는 상업시설 사이, 새로나 종합상가 등 지역 대표 건물 8채는 남겨두고, 골목길은 새로 만들되 옛 모습을 복원해야하는 것이다. 일대의 변화가 종로의 역사성과 세계문화유산인 종묘와도 ‘완벽히’ 어울려야 한다.
히테마 대표는 이를 “도시재생은 과거를 박제처럼 기억하는 방식이 아니라 같은 공간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방법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바꿔 말했다.
이는 ‘도시 발전사’의 큰 흐름이기도 하다. 그는 “서울도 더는 팽창할 수 없다”며 “앞으로의 도시재생은 도시의 골격만 정할 뿐 사람, 사회가 직접 도시 안을 채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케이캅의 대표 작품은 오래된 항구도시 독일 북부 함부르크에 규모 200만㎡로 만든 ‘하펜시티’ 프로젝트다. 식당, 산책로, 광장 등이 해변을 둘러싸고 있다고 한다.
최근 쟁점이 되고 있는 서울시의 한강변 아파트(주거전용) 35층 제한 정책에 대해서는 대안을 내놓았다. 도시 전체의 미관을 위해 높이를 제한적이나마 다양화하되 고층 아파트의 공공기여를 늘리라는 제안이다. 그는 “일부는 높게 지을 수 있도록 하되 수익이 발생하는 만큼 기부채납 방식이나 교통 혼잡, 보행 공간 확보 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큰 틀의 도시계획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반대로) 고도를 제한한 곳은 보상을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세운4구역 설계공모 당선작을 만든 네덜란드 건축가 뤼르트 히테마가 3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인터뷰하고 있다.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세운4구역 설계공모 당선작을 만든 네덜란드 건축가 뤼르트 히테마가 3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인터뷰하고 있다.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