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연 인천시교육감에게 중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한 재판장이 음주 뺑소니 사고로 경찰에 피의자로 입건된 상태에서 재판한 것으로 드러나 변호인단이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인천지법과 경찰, 이 교육감 변호인단 등의 말을 종합하면,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교육감에게 지난달 9일 징역 8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한 인천지법 형사13부 장아무개 부장판사는 지난해 11월 3일 술을 마신 상태에서 접촉사고를 낸 것으로 밝혀졌다. 장 판사는 이날 밤 10시께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면 여주분기점 부근에서 1차로로 운전하던 중 차량 2대를 잇달아 들이받는 사고를 내고도 계속 운전해 사고 현장을 벗어났다. 당시 사고로 피해 차량 2대에 타고 있던 5명은 병원 치료를 받았다.
장 판사는 사고 2시간 뒤에야 경찰에 사고 사실을 신고했고, 영동고속도로 순찰대가 문막휴게소에 출동해 음주 측정을 한 결과 장 판사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0.058%로 측정됐다.
장 판사는 차량 충격 사실을 몰랐다며 뺑소니 혐의를 부인했지만, 경찰은 블랙박스 영상 등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장 판사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차량,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장 판사가 이 교육감 선고를 하기 이틀 전인 지난달 7일 해당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장 판사는 지난해 10월 27일 검찰이 특가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이 교육감의 재판이 배정된 시기와 비슷한 시기에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내 피의자로 입건된 상태에서 재판을 맡아 선고까지 했다.
문제는 피의자로 입건돼 검찰 수사를 받는 판사가 자신이 맡은 사건에서 검찰 쪽의 공소 사실에 대해 공정하게 재판을 할 수 있느냐는 데 있다. 이 교육감 변호인단은 “이 교육감의 뇌물 혐의를 입증할 증거는 한 사람의 진술밖에 없어 우리는 무죄를 주장하는 상황이었다. 장 판사가 이 교육감 수뢰의 증거물로 검찰이 제출한 증거를 제대로 판단할 수 있었겠느냐”며 “심리적 위축 압박으로 합리적 판단이 어려웠을 것으로 본다. 재판장이 형사 입건된 상태를 알았으면 재판 기피신청을 냈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경찰이 사건 수사를 한 석 달 동안 장 판사의 신원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힌 대목도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고속도로순찰대 관계자는 “(장 판사가) 사고 당시 ‘회사원'이라고 말해 그렇게 조사해 지난해 12월 초 여주경찰서로 넘겼다”고 말했고, 여주경찰서는 “이 사건은 고순대에서 조사한 것을 정리해서 송치했을 뿐이며, 2월 4일 검찰에 송치하기 전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현직 부장판사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즉시 인천지법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천의 한 경찰서 교통사고처리반 담당자는 “(사건 초기) 컴퓨터에 설치된 형사사법정보시스템(킥스) 포털에 인지보고서를 작성해 놓고 피의자가 출석하면 인지보고서에 있는 공직자 확인란을 통해 공직자를 가려낸다. 보통 1개월 정도면 검찰에 송치하는데, 2~3개월씩 서류를 가지고 있었던 게 이해가 가질 않는다”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인천지법은 지난달 20일 인사에서 장 판사를 형사부에서 민사 35단독으로 발령을 냈다.
인천지법 관계자는 “장 판사가 최근 사표를 제출했으나 사고에 대한 재판이 끝날 때까지 보류된 상태”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장 판사는 (본인 사고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라며 사건에 대해 설명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며, 이 사건으로 인해 재판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환 김기성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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