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선고 순간 공기업·사무실 밀집 대전 서구 둔산동 환호·박수로 들썩
오전 11시21분 이정미 헌법재판관이 “전원일치로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고 밝히는 순간 공기업·사무실이 밀집해 있는 대전 서구 둔산동은 ‘와’하는 환호와 박수 소리로 들썩했다. 마치 월드컵에서 국가대표팀이 역전 골을 넣은 것 같았다.
숨죽여 발표를 지켜본 시민들은 “아직 대한민국은 정의가 살아있다. 희망이 있다. 비로소 봄이 왔다”며 환영했다.
대전작가회의 이은정 시인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눈물이 왈칵 쏟아진. 살만한 나라구나! 합니다”라고 소감을 밝혔고, 시민 이미숙씨는 “발표문이 일목요연, 논리정연했다. 정의는 살아있다. 비로소 이 땅에 봄이 왔다”고 반겼다.
권학준씨는 “문광부 고위직들 좌천 등 인사한 것과 세월호 관련해 성실 의무에 대해 탄핵 대상이 아니라고 밝힐 때는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생각에 아찔했다. 그러나 최순실과의 공모는 대통령이 할 짓이 아니었다고 잘못을 지적하는 걸 보면서 재판관들의 냉정한 판단을 존중하게 됐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도 일제히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환영하는 성명을 냈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은 사필귀정”이라고 논평했다. 박근혜 정권 퇴진 충남비상국민행동은 “국민이 승리했다. 지난 5개월여 불의한 정권을 끝장내고 아이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물려주자고 광장에 모인 모든 이들과 기쁨을 함께 한다. 이 위대한 시민혁명이 미완으로 끝나지 않도록 역사를 만든 광장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헌재의 탄핵 인용은 민주주의 역주행에 대한 준열한 심판이다. 헌재의 정의로운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며 “4·19 혁명과 5·18 민주화운동, 6월 항쟁의 빛나는 전통과 얼이 면면하게 살아있음을 실천한 1500만 촛불 시민과 국민께 감사와 존경의 찬사를 올린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