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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의료영리화 우려’ 롯데 보바스병원 인수 반대

등록 2017-03-16 14:41수정 2017-03-16 15:11

법원에 의견서 제출 “의료법인 공공성 해쳐”
시민단체 잇따라 성명 ‘편법 인수’ 중단 촉구
롯데그룹이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국내 최고 재활요양병원인 ‘보바스기념병원(이하 보바스병원)’ 인수 작업에 나서 ‘영리병원 신호탄’이라는 지적(<한겨레> 2월23일치 2면 )이 일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 성남시가 ‘의료 영리화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이를 반대하는 내용의 의견서를 법원에 낸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성남시의 말을 종합하면, 시는 롯데의 보바스병원 인수와 관련된 법정 절차가 진행 중인 서울중앙지법 제14파산부에 ‘늘푸른의료재단(보바스병원) 회생절차 개시에 따른 의견 제출’이란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시는 이 공문에서 “의료법 및 민법은 의료법인에 대한 합병 관련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며, 민법 제31조(법인성립의 준칙) ‘법인은 법률의 규정에 의함이 아니면 성립하지 못한다’는 규정에 의거 합병이 불가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시는 “늘푸른의료재단 회생 계획안(롯데의 인수합병)은 영리법인의 자본이 비영리법인인 의료재단에 무상출연 및 자금 대여를 통한 이사 추천권을 행사하고, 법원이 이들 추천된 이사를 선임할 경우 사실상 영리법인이 추천한 이사에 의해 의료법인이 운영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시는 “(롯데의 보바스병원 인수 합병은) 의료법인의 공익적 운영을 저해하고 의료 영리화 소지가 있다는 우려가 언론과 시민단체에서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는 만큼 법원이 이를 참고해달라”고 강조했다.

이는 의료법인 허가는 물론 관리·감독권한을 가진 성남시가 롯데그룹의 병원인수 반대 의견을 재차 확인하고 정식 공문을 통해 명확히 한 것이다.

보바스병원은 의료법인 ‘늘푸른의료재단’이 2004년 성남시 분당구 금곡동에 문을 연 재활요양병원이다. 이 병원은 90%대의 병상 가동률로 2013년 이후 해마다 40억원의 의료수익을 내왔으나, 무리한 투자와 확장으로 경영난에 시달리다 결국, 2015년 9월 수원지법에 법정관리(회생절차개시인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지난해 6월 ‘(회생절차)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조건으로 서울중앙지법에 다시 요청했다. 인가 전 인수합병 방법은 ‘이사회 구성권’으로 했다. 이사회를 꾸릴 수 있는 권한을 판 돈으로 병원의 부채 부담을 낮춰 병원 운영을 정상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병원을 사실상 통째로 매각하는 것임에도, 서울중앙지법은 이런 이사회 구성권 입찰을 허용했다.

이에 호텔롯데는 지난해 10월 다른 경쟁 업체보다 최대 3배 이상 비싼 가격인 2900여억원을 제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됐다. 롯데는 ‘사회공헌’을 명분으로 600억원을 늘푸른의료재단에 무상출연하고, 2300억원을 이 법인에 빌려주는 조건으로 ‘이사회 구성권’을 사겠다고 제안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의료법 위반 여부 △외국인투자기업의 병원 설립(참여) 가능 여부 △법정관리 신청의 적법성 여부 등을 놓고 병원 영리화 논쟁에 휩싸인 상태다. 보바스병원의 2015년 말 현재 전체 병원 자산은 1013억원이고 부채는 842억원이다.

‘공공의료성남시민행동’은 지난 6일 성명을 내어 “시민의 의료공공성을 해치는 호텔롯데는 보바스병원 편법 인수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성남시민행동은 “호텔롯데가 법원을 통해 의료법인 재단구성 권한을 사고파는 편법을 통해 협상을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병원 인수합병이 불법인 상황에서 이사회 구성권을 매매하는 방식의 법정처분 방식 승인도 2016년 5월 소리소문없이 이뤄졌다. 보바스병원 인수를 위해 다른 의료기관의 2배 가까운 입찰금액을 제시한 점으로 미뤄 재벌의 직접적인 의료업 진출”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는 지난 1월23일 서울 롯데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의료법인은 비영리법인으로 그 자산은 국가 및 사회에 귀속된 것이다. 법인의 경영이 어려워지면 공적 자금을 들여 공공병원으로 흡수하면 된다. 영리기업인 롯데는 자신이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이나 재단법인을 만들어 의료계에 진출하는 게 아니라 계열사의 중심인 호텔롯데의 사업으로 의료업을 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남/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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