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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이주 80년 고려인들 뿌리내리도록 도와야”

등록 2017-03-16 19:14수정 2017-03-16 21:08

광주 기념사업추진위원장 박용수씨
새달부터 매월 ‘고려인마을 방문의 날’

“고려인들이 여전히 떠도는 나그네 신세라는 게 안타까워요.”

박용수(60·사진·전남대 정책대학원 객원교수) 고려인강제이주 80돌 기념사업추진위원회(기념사업추진위) 위원장은 16일 ‘고려인 디아스포라의 슬픈 역사’를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고려인은 “일제 강점기 수탈·탄압을 피하거나 독립운동을 하러 소련 연해주로 이주했던 우리 동포들의 후손”이다. 1937년 9~10월 스탈린이 우즈베키스탄과 우크라이나 등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시켰던 17만2천여 명의 조선인들이 ‘고려인’으로 불린다.

“문제는 지금도 그 후손들이 중앙아시아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박 위원장은 “고려인들이 황무지를 일구며 삶의 터를 가꿨지만, 여전히 배타적인 차별정책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1991년 옛 소련이 붕괴되면서 11개 독립국가에 흐터져 살고 있던 고려인들은 눈부신 경제성장을 한 고국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돌아온 5만여 명의 고려인들 가운데 4천여 명이 광주에 정착했다. 2001년부터 광주 광산구 월곡동엔 탄탄한 ‘고려인 디아스포라 공동체’가 형성됐다. 윤장현 광주시장 등 150여명의 각계 인사와 5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해 80돌 기념사업추진위도 결성했다.

“더불어 같이 살려면 시민들이 고려인들의 역사와 문화를 알아야 하지 않겠어요?”

기념사업추진위가 15일 첫 사업으로 ‘고려인 마을 방문의 날’ 행사를 열기로 한 이유다. 매달 네째주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고려인 카페와 식당 등이 있는 월곡동 고려인마을에서 공연을 마련해 고려인 문화를 체험할 예정이다. 새달 22일 첫 고려인 마을 방문의 날 행사가 열린다. 박 위원장은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와 이천영 목사(광산 외국인근로자문화센터 이사장) 등과 힘을 모아 고려인 사진 전시회, 공연, 영화제,학술포럼 등을 차례 차례 열 계획이다.

<기독교방송>(CBS) 상무를 지낸 언론인 출신인 박 위원장은 2006년 광주본부장 재임 때 다문화 자녀 무상학교 설립 후원회의 대표를 맡아 2007년 ‘새날학교’가 문을 여는 데 힘을 보탰다. 그는 “고려인들이 동포로서 정당하게 대우받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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