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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엉뚱한 사람을 고소인 둔갑시킨 검찰

등록 2017-03-20 15:54수정 2017-03-20 20:54

레미콘회사 대표 횡령 의혹 사건
무혐의 처리뒤 고소인 이름 바꿔
불기소 결정 통보 못받은 고소인
어떻게 처리됐는지 알아보다 발견
광주지검 “전산 처리 과정 실수”
검찰이 수억원의 횡령 의혹이 제기된 사건의 피고소인을 무혐의 처리한 뒤 엉뚱한 인물을 고소인으로 등재해 논란이 일고 있다. 불기소 결정 통보도 받지 못한 고소인은 검찰 수사 결과에 불복해 광주고검에 항고해 재수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전북 고창의 ㅂ레미콘 전 대표 최아무개(50)씨는 지난 1월2일 광주지검 민원실에서 자신이 고소한 횡령 의혹사건이 어떻게 처리됐는지 알아보기 위해 사건 처분 결정서 사본을 발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민원실 직원은 최씨 이름으로 된 횡령사건 자체가 접수된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이 직원에게 사건번호를 적어준 뒤에야 검찰의 불기소 처분 통지서를 받은 최씨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최씨가 고소한 사건의 고소인란엔 ㅂ레미콘 관련자의 이름이 올라 있었기 때문이다.

앞서 최씨는 지난해 8월 광주지검에 ㅂ레미콘 전 대표이사였던 김아무개씨를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 최씨는 “김씨가 2012년 6월부터 2013년 5월까지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법인 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고, 수억원의 공금을 횡령했다”고 주장했다. ㅂ레미콘은 조선대 박철웅 전 총장의 아들 박아무개(구속 중)씨가 대주주로 있는 회사로, 김 전 대표는 박씨의 아내이다.

최씨는 “김씨에 이어 내가 ㅂ레미콘 공동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회사 공금이 빠져나갔다는 것을 알게 됐다. 김씨가 교육기관(조선대) 경영을 맡고 있는 이사라는 점도 이해가 되지 않아 고소장을 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ㅂ레미콘 김 전 대표는 “나의 명의만 대표이사로 등재했을 뿐 법인 통장 관리자와 도장 관리자가 따로 있어 회사 일에 일체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법인 공금이 회사 밖으로 빠져나가거나 나의 개인 통장으로 입금됐다는 것은 모두 거짓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이 사건을 수사한 광주지검은 지난해 12월29일 증거 불충분으로 김씨에 대해 무혐의 처분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최씨는 지난 1월24일 광주고검에 항고했다. 최씨는 “검사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항고하려면 처분결과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해야 하는데 내가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면 항고 신청도 못 할 뻔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광주지검 쪽은 “전산 처리 과정에서 최씨 외에 1명이 고소인으로 등재된 것은 사실이지만 단순 실수다. 불기소 이유통지 서류를 최씨 집 주소로 보냈으나, 고소인 이름이 잘못 기재돼 반려됐다”며 “이번 횡령 의혹사건과 관련해 철저히 수사해 피고소인에 대해선 무혐의 결정을 내렸으며, 이 사건의 또 다른 피고인에 대해서는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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