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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제발…” 미수습자 가족들 ‘3년 같았던 하루’

등록 2017-03-22 22:49수정 2017-03-22 23:16

22일 국민 호소문 내고, 세월호 인양 현장으로 달려가
“엄마라서 절대 포기할 수 없다”

1.8㎞ 바깥 해역에 애타게 기다려
선체 1m 인양에도 초조함 못감춰
“본인양 시작 뉴스 듣고야 안도”
눈물 흘리거나 오열하기도
세월호 참사 1072일 만에 이뤄지는 인양 시도에 누구보다 마음을 졸인 이들은 미수습자 가족들이었다.

이들은 22일 오전 인양이 진행 중인 맹골수도 사고 해역으로 달려갔다. 이들은 인양 성공을 기원하며 바쁘고 급하게 움직였다. 이날은 바다 물때가 1물 때여서 조류가 약하고 바람과 파도도 잠잠한 편이어서 인양 작업에 좋은 조건이었다.

가족들은 이날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 등대에서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현장에는 참사 뒤 팽목항을 지켜온 단원고생 조은화양의 부모 조남성·이금희씨, 허다윤양의 부모 허흥환·박은미씨, 박영인군의 부모 박정순·김선화씨, 권재근씨의 형이자 혁규군의 큰아버지 권오복씨 등 미수습자 가족 7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세월호의 인양을 위해 기도해주세요. 3년째 차디찬 물속에서 아직도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가족을 찾아서 집으로 가고 싶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바닷속에서 유실 없이 올라오고, 선체가 목포신항으로 옮겨져 가족을 찾을 때 비로소 인양”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호소문을 발표하고 어업지도선 ‘무궁화 2호’에 타고 30㎞ 떨어진 맹골수도 참사 해역으로 떠났다. 이들은 사고 해역에 도착했지만 인양 작업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설정한 한계선인 1.8㎞ 바깥 해역에 머물렀다. 인양 작업을 하는 직사각형 재킹바지가 아른아른 보이는 사고 해역을 두 차례 좌우로 훑어본 뒤 정박한 채 시험인양의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렸다. 하루가 3년 같았다.

해양수산부가 이날 오후 5시30분 ‘선체 1m 인양’에 성공했다고 발표할 때만 해도 초조함은 가시지 않았다. 잠수사의 육안 확인이 남았다는 말이 불안스러웠다. 밤 8시50분 ‘본인양’을 시도한다는 뉴스를 듣고 배 안 분위기가 밝아졌다. 이들은 오열하거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권오복씨는 “23일 오전 11시에 선체를 수면으로 13m 올리겠다는 말을 듣고서야 가슴을 쓸어내렸다. 오랜 기다림 끝에 한줄기 서광이 비치는 듯하다”고 말했다. 은화양 어머니 이금희씨는 “엄마라서 절대 포기할 수 없다. 은화를 만날 날이 멀지 않다고 굳게 믿고 있다”고 말했다. 다윤양 어머니 박은미씨는 “몹쓸 꿈이 끝나가는 것 같다. 이제 다윤이 손을 꼭 잡고 팽목항을 떠나고 싶다”고 했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세월호 선체가 반잠수식 선박에 올라가는 날까지 기도하는 심정으로 바다 위에 머물 계획이다. 이후 목포신항에 세월호가 거치되면 거처를 목포신항 임시막사로 옮겨 미수습자 수색과정을 지켜볼 예정이다.

시험인양 소식을 들은 세월호 유가족 46명도 이날 새벽 경기 안산에서 진도로 한달음에 달려왔다. 이들은 인양 작업을 보기 위해 서둘러 맹골수도와 동거차도로 향했다.

팽목항에는 이날 평소보다 많은 참배객이 몰렸다. 이들은 분향소와 방파제에서 미수습자 9명의 사진을 하나하나 뜯어보며 눈물을 훔쳤다. 참배객 방장제(62·목포시 북교동)씨는 “기상이 나쁘지 않아 다행이다. 가족의 눈물을 이제라도 닦아줄 수 있게 인양이 성공했으면 한다”고 바랐다. 송정숙(57·남원시 산내면)씨는 “한없이 마음이 아프다. 온전하게 세월호를 인양해 아이들을 수습할 수 있도록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진도/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22일 오후 진도 동거차도 세월호 유가족 지키이 텐트에서 유가족 및 활동가 들과 언론사들이 인양 작업을 지켜보고 있다. 진도/김봉규 bong9@hani.co.kr
22일 오후 진도 동거차도 세월호 유가족 지키이 텐트에서 유가족 및 활동가 들과 언론사들이 인양 작업을 지켜보고 있다. 진도/김봉규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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