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국과수에 피해자 시신 부검 의뢰…범행 동기 추궁
‘8살 초등생 유괴·살해사건'을 수사 중인 인천 연수경찰서는 30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긴급체포한 고교 자퇴생 ㄱ(16)양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ㄱ양은 지난 29일 낮 12시 47분께 인천시 연수구의 한 공원에서 초등학교 2학년인 ㄴ(8)양을 꾀어 유인한 뒤 공원 인근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가 살해하고 주검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김경호 연수경찰서 형사과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열고 “피의자인 ㄱ양은 피해자를 살해한 사실은 시인하면서도 구체적인 범행내용 등에 대해서는 ‘기억이 안 난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밝혔다.
ㄱ양은 엄마에게 연락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빌리려던 ㄴ양을 유인한 것으로 조사됐고, ㄴ양은 이날 오후 10시 30분께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ㄴ양의 주검은 쓰레기봉투에 담긴 채 아파트 옥상 내 4∼5m 높이의 물탱크 지붕 위에 놓여 있었다. 주검은 예리한 흉기로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다. 끈으로 목졸린 흔적도 발견됐다.
김 형사과장은 “ㄱ양은 살해한 것은 시인하면서도 범행에 대해선 ‘기억이 안 난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서로 알던 사이가 아닌데 왜 피해자를 대상으로 범행했는지 계속 추궁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ㄱ양이 자신의 집에서 ㄴ양을 살해한 뒤 주검을 훼손하고 2차례 나눠 옥상으로 옮긴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ㄱ양의 집 화장실에서 물로 청소하다가 남은 것으로 추정되는 혈흔이, 부엌에서 칼집에 정돈된 흉기 여러 개가 발견된 점을 토대로 증거 인멸 가능성도 수사 중이다. 경찰은 피해자의 주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 의뢰해 정확한 사인을 밝히는 한편 살해·시신유기 방법에 대해 중점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다.
한편 다음은 김경호 형사과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사건 경위는
“ㄱ양은 29일 오전 9시39분께 외출했다가 피해자와 함께 낮 12시49분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으로 이동했다. 이어 오후 3시께 ㄱ양은 밖으로 나갔다가 곧 다시 집으로 들어왔으며 오후 4시9분께 옷을 갈아입은 채로 외출하는 모습이 폐회로텔레비전(CCTV)에 포착됐다. 범행은 낮 12시49분과 오후 3시 사이에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ㄱ양의 나머지 행적에 대해서는 조사 중이다.”
-범행동기는
“ㄱ양은 피해자를 살해한 사실에 대해서는 시인하는 데 구체적인 내용(살해방법 등)에 대해서는 기억이 안 난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ㄱ양의 범행 기억 정도는 조사 중이어서 말하기 어렵다. ㄱ양과 피해자는 서로 알던 사이는 아니다.”
-피해자 주검을 어떻게 유기했으며 정확한 유기장소는.
“주검 유기장소는 거주 아파트 옥상 물탱크 위 구조물이다. 다시 말해 엘리베이터 시설과 물탱크 시설을 둘러싸고 있는 시멘트 구조물 지붕에서 주검이 발견됐다. ㄱ양은 피해자의 주검을 훼손한 뒤 2장의 쓰레기봉투에 나눠 담아 2차례에 걸쳐 계단과 구조물 외벽에 설치된 수직 사다리를 이용해 옥상에 유기한 것으로 추정된다. 옥상은 출입문 고리만 빼면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다.
-10대 피의자가 수직 사다리를 타고 주검을 옮기는 게 상식적으로 어렵다. 공범 가능성은.
“피의자가 혼자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하는 사실 등으로 비춰 볼 때 단독 범행으로 판단하고 있다. 공범 가능성에 대해서도 열어놓고 수사할 계획이다. 폐쇄회로 텔레비전에 포착된 ㄱ양이 들고 있는 트렁크에 대해서는 내용물을 확인하고 있다. 범행에 사용된 여부는 아직 확인된 게 없다.”
-시신 훼손 장소와 정도는.
“훼손 장소는 피의자 집 화장실로 추정하고 있다. 이곳에서 (피해자 것으로 보이는) 혈흔이 발견됐다. 혈흔 자국은 많이 정돈된 상태였다. 누가 정리했는지 수사 중이다. 주검 훼손 정도는 공개하기 어렵다. 흉기로 찔린 부분 등 정확한 내용과 사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결과가 나와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ㄱ양의 정신병력은
“진단서, 병원 치료기록 등을 확인하고 있다.”
-ㄱ양 부모는 범행을 몰랐나.
“범행은 낮 12시49분과 오후 3시 사이에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ㄱ양의 부모는 이 시간 이후에 귀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세한 경위는 수사 중이다.”
-향후 수사계획은.
“오늘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살인과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현장검증은 필요하면 할 계획이지만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김영환 기자 yw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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