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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국민 화합으로 피어날 장미 대선

등록 2017-04-05 14:29수정 2017-04-05 21:55

며칠 전 아침, 사무실 책상을 정리하다 사회복무요원 책상 위에 있던 스파이더맨 블록 장난감을 떨어뜨려 부수었다. 다행히 플라스틱 블록 장난감인지라 망가지진 않았지만 조립 방법을 몰라 손쓸 도리가 없었다. 장난감 주인이 자리에 돌아오자마자 이실직고했다. 그는 잠깐 망연해 하더니 곧 주섬주섬 설명서를 꺼내 스파이더맨의 제 형상을 찾아주기 시작했고, 나의 민망함도 이내 가실 수 있었다.

마치 떨어져 해체된 스파이더맨 블록 장난감 같은 시국이다.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결정으로 5월9일 대통령선거가 치러진다. 새 정부를 다시 조립해야 하는 급박한 순간이지만 장난감과 달리 조립 설명서가 없다. 위기마다 그러했듯 국민의 힘을 모아 분해된 정부를 재조립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블록을 삼키거나 숨기려는 시도, 저마다의 청사진이 옳다고 고집을 부리는 태도,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 없는 조립 설명서부터, 대한민국 정부의 새 형상을 어떻게 그려 나갈지 서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일이 우선이다.

1987년 국민의 힘으로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하고 30년이 지났다. 헌정 사상 첫 대통령 탄핵으로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가 30년 만에 시험대에 올랐다. 대통령 궐위로 치러지는 19대 대통령선거는 앞으로의 30년을 결정할지도 모를, 또 하나의 역사의 변곡점이 될 것이다. 진보와 보수, 촛불과 태극기로 편 갈라 대립하기보다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화합하려는 국민 의지가 무엇보다 절실하다. 보수와 진보의 이념 문제를 떠나 대한민국의 정치적 폐습을 청산하기 위해 대통령 탄핵 결정을 내렸다는 헌법재판관의 보충의견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앞으로는 통합을 말하면서 뒤로는 국민 분열과 갈등을 조장해 정치적 이익을 얻으려는 세력을 경계해야 할 이유다.

블록은 올록 또는 볼록한 한가지 부품만 있으면 조립할 수 없다. 민주주의도 소수의 고정된 의견이 아니라 다수의 다변적 의견의 화합으로 움직인다. 자신과 가치관, 세대, 지역이 다르다고 해서 배척하고 조롱하는 태도는 옳지 않다. 아름다운 완성품에 모두 필요한 블록임을 깨닫고, 그저 자신과 똑같은, 작지만 위대한 인간임을 서로 인정하는 데서부터 새로운 민주주의는 출발할 수 있다. 상대의 의견에 동의할 수 없더라도 이해하려 노력한다면 대한민국의 새 미래상을 그리는 일은 한층 수월해질 것이다.

1952년 영국 <타임>지의 한국전쟁 종군기자는 “한국에서 민주주의가 피어나는 것은 쓰레기통에서 장미가 피어나는 것과 같다”고 비관했다. 하지만 더 나은 미래를 향한 국민의 열망은 쓰레기통에서 장미 피우는 일을 가능하게 했고, 서구 민주주의 국가들마저 경탄하는 아시아 최고의 민주주의 국가를 이뤘다. 쓰레기더미에서 피어난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더 건강하고 아름답게 성장할 ‘장미 대선’이 치러진다. 국민 화합과 치유의 밑거름으로 쉬이 부서지지 않을 민주주의 새 정부를 조립하길 기원한다.

이서화 청주시상당구 선거관리위원회 관리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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