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포천시민 300여명이 13일 오전 포천시청 앞에서 자유한국당 김종천 시장 당선자의 취임식에 앞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취소 공약을 지키라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석탄발전소반대공동투쟁본부 제공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경기도 포천지역의 시민들이 시장과 광역의원을 뽑는 4·12 보궐선거에서 또다시 자유한국당 후보들을 선택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과 석탄화력발전소 반대운동을 벌여온 지역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은 선거 결과에 허탈해하면서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자유한국당은 포천시장 후보로 김종천(55) 전 포천시의회 의장을, 광역의원 후보에 김성남(57) 전 포천시의원을 내세워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는 애초 예상을 뒤엎고 여유있는 표 차로 수성에 성공했다.
새누리당 서장원 시장의 시장직 상실로 치러진 포천시장 보궐선거에서 김 후보는 1만5285표(33.88%)를 얻어, 무소속 박윤국 후보 (1만925표, 24.21%), 더불어민주당 최호열 후보 (1만693표, 23.70%), 바른정당 정종근 후보 (7112표, 15.76%), 민중연합당 유병권 후보 (1093표, 2.42%)를 따돌리고 당선됐다.
보수진영 후보 난립으로 첫 민주당 시장 탄생의 기대를 모았던 더불어민주당 최호열(56·포천신문사 명예회장) 후보는 무소속 박윤국(60·전 포천시장) 후보에도 뒤진 채 3위에 그쳤다.
최 후보는 시민들의 민주화 열망과 보수 후보 난립 등 안팎의 호재에도 불구하고 공천 갈등에 이어 선거 이틀전 민주당 소속 포천시의회 의원 2명이 탈당하는 등 내분이 겹쳐 자유한국당의 벽을 넘지 못했다. 군 부대가 집중된 남북 접경지역인 포천은 1995년 민선시장 선거 이래 단 한번도 민주당 쪽 후보가 당선된 적이 없다.
4·12 보궐선거에서 경기도 포천시장에 당선된 자유한국당 김종천(가운데) 후보가 12일 밤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수년째 석탄화력발전소 건설과 미8군 로드리게스 사격장 반대운동을 벌여온 시민들은 국정농단 사태의 주역으로 꼽혀온 자유한국당 후보의 당선을 안타까워하면서도 예상된 결과라는 반응을 보였다.
박근혜퇴진포천운동본부 공동집행위원장을 지낸 이명원(44) 포천진보시민네트워크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민심의 흐름을 수렴하지 못하고 시민사회가 대표주자로 받아들이지 않는 후보를 공천했고, 후보 또한 함께 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해 적폐세력을 심판하려는 촛불 민심이 흩어졌다. 포천의 지역 특성상 노령 인구가 많고 지연과 인맥을 중시하는 보수 강세지역이어서 전국적인 정세 흐름이 미치지 못한 점도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시민 최아무개(56)씨는 “자유한국당 후보는 보수진영의 고정 지지표를 받았으나 야권성향의 표는 결집되지 못하고 흩어졌다. 선거때만 나타나 표를 달라고 하지 말고 평소에 지역 활동을 통해 주민들의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석탄발전소 반대운동을 펼쳐온 시민단체 ‘공존’의 허효범(46)대표는 “자유한국당 후보가 당선돼 안타깝지만 지역사회가 당을 떠나 인물을 선택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석탄발전소 건설만큼은 모든 후보들이 정책 1순위로 반대의사를 밝힌만큼 당선자가 공약을 지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은 포천시장 직에 당선됨으로써 이미 민주당 시장이 들어선 의정부, 동두천, 양주에 이어 이른바 ‘경원선 축’의 마지막 보루를 지킬 수 있게 됐다.
김종천 포천시장 당선자는 13일 “보수의 분열 등으로 어려움이 있었으나 국가 안보문제에 대한 안정감과 포천의 미래 비전을 내세워 변화와 혁신을 염원하는 16만 포천시민의 선택을 받았다.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잘 사는 농촌,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 명품 관광도시를 만드는 데 매진하겠다”고 당선소감을 밝혔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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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포천시민들이 13일 오전 포천시청 앞에서 김종천 시장 당선자의 석탄발전소 건설 반대 공약 준수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석탄발전소반대공동투쟁본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