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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세월호 삼년상 치른 대전 작가들

등록 2017-04-14 17:50수정 2017-04-14 17:50

스토리밥 작가협동조합 ‘숨 쉬는 4.16’ 기획
기억하고 행동하는 시민 발굴해 매달 연재
3년 동안 34명 알려, 스토리펀딩으로 출판
“이 책이 제2 진상특위 출범에 힘이 되길…”
정덕재 시인, 조연미 작가, 김병호 시인이 14일 대전시청에서 만나 곧 출판을 앞둔 단행본 <4.16 기억의 숨>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 책은 이들이 3년 동안 소개한 세월호를 기억하고 진상 규명에 나선 평범한 시민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정덕재 시인, 조연미 작가, 김병호 시인이 14일 대전시청에서 만나 곧 출판을 앞둔 단행본 <4.16 기억의 숨>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 책은 이들이 3년 동안 소개한 세월호를 기억하고 진상 규명에 나선 평범한 시민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파스텔 색감의 퀼트 공예품들이 눈에 들어 온다. 공예작품 속 예쁜 아이들은 지금 하늘에 있다. 수학여행길 세월호에서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 250명과 미수습자 9명은 박민선씨의 손에서 2년 동안 기억 인형으로 거듭났다. 민선씨가 기억 인형을 만든 것은 “왜 아이들을 구하지 못했지?” 하는 물음에서 시작됐다. 광화문에 가서 김빛나라양의 엄마를 만나고 김밥나라라고 놀림도 받았다는 말을 들으며 무엇인가 해주고 싶어 시작한 일이다.

14일 다음 스토리펀딩에서 ‘4.16 기억의 숨’(https://storyfunding.daum.net/episode/19126)을 클릭했다. <1화. 세월호 희생 학생, 인형으로 태어나다> 제목이 보인다. 박민선씨의 기억 인형 이야기가 숨어 있다. 2화는 나무에 불도장을 찍어 세월호 나무 고리를 만드는 목수 고충환씨의 이야기 <나무에 새기는 세월호의 기억>이다. 3화의 주인공은 대전 으능정이에서 2년여 동안 노란 리본을 나눠주는 이명영씨의 사연을 소개하는 <670여 일째 노란 리본 나눠주는 유랑자>가 소개됐다. 그는 국민티브이 대전지협 조합원들이 짬을 내어 만든 노란 리본을 시민에게 나눠준다.

박민선씨, 고충환씨, 이명영씨는 모두 평범한 시민이다. 또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유족·희생자를 위로하고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자는 뜻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선 이들이기도 하다. 세 사람을 발굴해 세상에 알린 이들은 조영여 아동문학가, 김병호·정덕재·함순례 시인, 이숙용 작가, 김정숙 충남대 교수 등 스토리밥 작가협동조합(http://storybob.net) 조합원과 조연미 작가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구실 거리를 찾다가 진상 규명에 힘을 보태는 평범한 시민의 사연에 주목했다. 김병호 시인은 “처음에는 언론보도 문제, 재난대응 시스템 문제를 다뤄 세월호 참사에 대해 정의했다. 그리고 매달 16일 세월호 진상 규명을 위해 나선 시민을 발굴해 소개하는 방식으로 세월호 삼년상을 치르기로 했다”고 전했다. 2014년 7월부터 스토리밥이 소개한 행동하는 시민은 34명이다.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취재 대상자를 찾고 인터뷰했다.

스토리밥이 소개한 이들 가운데에는 1인 시위에 나선 당진 엄마 정선희씨도 있다. 정씨는 세월호가 침몰하던 2014년 4월16일 오전8시50분에 아이를 낳았다. 엄마로서 생명이 피고 지는 순간을 겪은 그는 난생처음으로 손팻말을 만들고 거리로 나가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스토리밥은 <4.16 기억의 숨> 출판비용을 다음 스토리펀딩에서 마련했다. 14일 오후 5시에 갈무리한 스토리펀딩 화면을 보면, 후원 건수 390건에 목표액 300만원을 웃도는 545만원이 모였다.
스토리밥은 <4.16 기억의 숨> 출판비용을 다음 스토리펀딩에서 마련했다. 14일 오후 5시에 갈무리한 스토리펀딩 화면을 보면, 후원 건수 390건에 목표액 300만원을 웃도는 545만원이 모였다.
스토리밥은 이들의 이야기를 단행본 <4.16 기억의 숨>으로 펴낸다. 애초 스토리밥이 시민들 이야기를 취재한 이유가 세월호 참사를 보고 행동하는 평범한 이들을 널리 알리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출판비용은 다음 스토리펀딩을 통해 모았다. 책은 ‘4.16 기억의 숨’에 등장한 시민들, 펀딩에 참여한 시민들, 공공도서관에 보내 내용을 많은 이들과 공유할 계획이다. 또 망각은 죄악이라는 마음으로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우리 사회의 고통과 상처를 끊임없이 살피는 글쓰기를 계속할 참이다.

“세월호는 3년 만에 뭍으로 인양됐어요. 진상이 밝혀지려면 앞으로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 모릅니다. 유가족의 마음은 진상 규명을 한 뒤에야 치유되기 시작할 겁니다. 이 책이 새 정부에서 제2의 세월호 진상조사특별위원회가 꾸려지는 데 작은 보탬이 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습니다. 세월호 참사로 세상을 떠난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의 평안을 기원합니다.” 스토리밥 작가를 대표해 정덕재씨가 바람을 밝혔다.

글·사진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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