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현장수습본부 관계자들이 20일 오후 목포신항에서 진흙 세척기를 통해 작업을 하고 있다. 목포/연합뉴스
세월호에서 나온 진흙을 걸러 미수습자의 유해를 찾는 작업이 시작됐다.
해양수산부는 20일 “세월호 인양과 수색 때 모아둔 진흙 포대 안에서 미수습자 유해나 탑승자 유류품을 찾기 위한 분리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해수부는 이날 오후 1시 세월호에서 인양 때 수거한 진흙 포대 2600여개 가운데 45개를 목포신항 부두의 작업대에서 풀어 구멍이 촘촘한 체로 걸렀다. 진흙은 아직 굳지 않고 점성이 남아 있는 진한 회색을 유지하고 있다.
선체정리업체인 코리아쌀베지는 진흙 분리 작업을 위해 눈금 크기 3㎜에 틀 크기 1m×1m짜리 철망 10개와 세척수를 바다로 흘려보내지 않고 순환시켜 재사용하는 장치를 사전에 제작했다. 눈금의 크기는 미수습자 가운데 가장 체구가 작은 권혁규(6)군의 뼈와 이의 크기를 고려해 결정했다. 이 작업대에는 눈금이 가는 철망과 세척용 물뿌리개를 한묶음으로 하는 체 10조가 부착됐다.
작업자들은 비닐에 덮인 채 부두에 쌓여 있는 포대를 철망 위로 옮겨 뜯은 뒤 물을 뿌리며 진흙을 헤집는 방식으로 내용물을 거른다. 이 과정에서 유해·유류품을 분리하고, 나머지 유리 조각, 선체 파편, 조개류 따위는 별도로 수거한다. 세척하고 남겨진 물은 여러 차례 재사용한 뒤 침전조에 가라앉혀 폐기한다.
작업 기간은 선체에 남은 전체 진흙양을 추산하지 못해 예측하기 어렵다. 세월호 총중량이 1만7000t으로 측정된 만큼 선체 무게와 선적 화물을 제외한 진흙양은 수천t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수거된 진흙양은 인양 20일 동안 520t(251㎥), 수색 3일 동안 5.5t 등 모두 525.5t에 이른다. 이 진흙은 부피가 각각 다른 포대 2706개에 담겨 있다. 감독자인 박선주 충북대 명예교수는 “작업대 규모로 볼 때 하루 100~150포대 정도 분류가 가능하다. 인양 때 모아둔 진흙을 거르는 작업도 20일 이상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해수부는 선체 수색 사흘째인 이날 4층 선수 객실 남학생방 쪽에서 휴대전화 1대, 디지털카메라 1대, 신발 6점, 의류 5점 등 유류품 16점을 추가로 발견했다. 해저 수색에서는 5층 중앙 부분이 있던 구역에서 동물뼈로 추정되는 뼛조각 2점을 건져냈다. 이날까지 수습한 유류품은 183점, 뼛조각은 42점이다. 해수부는 또 선수 객실 쪽에 1.2m×1.5m 크기의 두번째 진출입구를 뚫어 수색 범위를 확대했다. 수색 시간도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하루 11시간으로, 저녁 작업을 두 시간 연장했다.
목포/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