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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망월동 묘역에서 나온 흙묻은 태극기 찍으며 뭉클했죠”

등록 2017-04-27 21:08

‘1997 망월’ 전시하는 임무택 사진가
5·18희생자 신묘지 이장 3개월 기록
5·18기념문화센터에서 6월13일까지
1997년 5월 유족들이 옛 망월동 묘지를 파 유골을 수습한 뒤 관을 덮고 있던 태극기를 펼치고 사진을 찍었다. 임무택 사진가
1997년 5월 유족들이 옛 망월동 묘지를 파 유골을 수습한 뒤 관을 덮고 있던 태극기를 펼치고 사진을 찍었다. 임무택 사진가

“관을 태극기로 덮어서 묻었다가 (묘를 판 뒤) 태극기를 펼치고 가족들이 쭉 서 있는 사진을 찍을 때 가슴이 찡하더라구요.”

5·18 아카이브전 <일구구칠 망월>에 전시된 작품을 찍은 사진가 임무택(63·사진)씨는 27일 “‘오월의 신부’로 알려진 고 최미애씨 묘지 앞에서 가족들이 제례를 지내던 장면도 잊히지 않는다”고 회고했다. 최씨는 1980년 5월21일 전남대 부근 집 앞에서 남편을 기다리다가 계엄군의 총탄에 맞아 숨졌다. 최씨는 당시 임신 8개월이었다.

1997년 3월 말부터 6월까지 옛 망월동 묘지의 풍경을 기록한 임무택 사진가.
1997년 3월 말부터 6월까지 옛 망월동 묘지의 풍경을 기록한 임무택 사진가.
“‘혹시나 뭐가 있을까?’ 싶어 옛 망월동 묘지와 신묘지를 오가며 사진을 찍었지요.”

그는 97년 3월 말부터 6월까지 5·18민주화운동 유공자들의 묘소를 망월동 묘지에서 신묘역(국립5·18민주묘지)으로 옮기는 장면을 앵글에 담았다. 당시 정부는 망월동 묘지가 좁아 희생자들을 더 이상 수용할 수 없게 되자 신묘역 조성사업(1994~97년)을 추진했다. 옛 망월동 묘지는 80년 5월 민중항쟁 희생자들의 주검이 청소차에 실려왔던 현장이다.

임씨는 “처음 망월동 묘지를 파묘할 때만 기자들이 몰려들었다가 모두 빠져나갔다”고 했다. 임씨는 아들의 묘 앞에서 눈물 흘리는 노모의 표정과 상복을 입고 유골을 수습하는 유가족 등 97년의 현장을 오롯이 기록했다. 5·18기념재단은 임씨가 당시 찍은 200여점 중 60점을 골라 전시 중이다. 그리고 그가 찍은 107점의 사진으로 옛 망월동 묘지를 재현했다.

사진 속 ‘오월의 신부’는 미소를 띠고 있다. 1980년 5월21일 전남대 앞에서 공수부대가 쏜 총에 맞아 숨진 최미애(당시 24살)씨는 임신 8개월이었다. 1997년 옛 망월동 묘지에서 신묘역으로 이장하기 전 가족들이 고인의 넋을 추모하고 있다. 임무택 사진가
사진 속 ‘오월의 신부’는 미소를 띠고 있다. 1980년 5월21일 전남대 앞에서 공수부대가 쏜 총에 맞아 숨진 최미애(당시 24살)씨는 임신 8개월이었다. 1997년 옛 망월동 묘지에서 신묘역으로 이장하기 전 가족들이 고인의 넋을 추모하고 있다. 임무택 사진가
지난 21일 개막한 전시는 6월13일까지 광주시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열린다. 당시 ‘늦깎이’로 광주대 사진학과에 입학해 공부하던 임씨는 “졸업작품용으로 망월동을 찍었으나 개인 사정 때문에 전시를 못했는데, 20년 만에 빛을 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87년 천주교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5·18 사진전을 열고 사진집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을 내는 데도 참여했다. “금남로에서 사진관을 하고 있을 때였어요. 시민들이 제보한 5·18 필름을 현상하고 확대했지요. 나경택 기자가 5·18 때 찍은 흑백 필름 한 뭉치를 줬어요. 그것을 홍성담 화백과 간추려 현상했지요. 그때 김양래(5·18기념재단 상임이사)씨와 홍세현(광주시 인권옴부즈맨)씨도 애썼지요.”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사진 임무택 사진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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