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공주 석장리 박물관에서 열린 구석기축제에서 3일 한 가족이 돌화덕에 구석기 정식을 구워먹는 체험을 하고 있다. 공주시 제공
30만년전 마을터에서 구석기 시대를 체험하는 이색축제가 충남 공주에서 열린다.
충남 공주시는 ‘2017 공주 석장리 구석기축제’를 3일 공주 석장리박물관에서 개막했다고 4일 밝혔다. 7일까지 열리는 구석기 축제는 돌과 뼈로 만든 구석기 시대 도구를 재연하는 ‘구석기로 놀자’, 가족 단위로 불을 피우고 햄·어묵 등을 꿰어 구워먹는 등 구석기 생활을 체험하는 ‘우가우가 구석기 가족’ 등이 인기를 끈다. 이곳에서는 맨손으로 메기·붕어 등을 잡는 체험장은 물론 구석기 정식을 맛볼 수 있다. 구석기 정식은 양념하지 않은 닭고기·돼지고기·물고기와 감자·옥수수·고구마 등을 꼬치에 꿰어 돌화덕에 구워 먹는다. ‘구석기 의상 체험존’에서는 원시인들이 입었던 짐승 가죽옷을 빌려 입고 구석기인으로 변신해 각종 체험을 즐길 수도 있다.
밤에는 ‘구석기 야간극장’, ‘구석기의 밤을 거닐다’, ‘구석기의 등불’, ‘소망등 날리기’ 등 야간 프로그램을 운영해 즐길거리를 더했다. 어린이날인 5일에는 어린이날 기념식과 전국어린이그림그리기대회도 연다.
‘1964년 한국의 첫 구석기 이야기’에서는 석장리가 우리나라의 대표 구석기 유적지가 된 사연과 발굴 성과 등을 소
3일 충남 공주 석장리 구석기축제 개막식 행사에서 공연팀이 짐승 가죽옷 차림으로 축하공연을 하고 있다. 공주시 제공
개한다. 석장리 유적은 1964년 큰 장마로 금강물이 범람해 무너진 강가 언덕에서 발견됐다. 92년까지 28년동안 12차례 발굴해 화덕이 있는 움막터와 담, 석기 제작소와 깨뜨려 만든 주먹도끼, 땅바닥에 새긴 고래와 물고기 그림 등을 확인했다. 학계는 출토 유물로 미뤄, 석장리는 구석기 전기인 30만년전부터 후기인 2만년전까지 현재 인류와 같은 호모 사피엔스의 거주지 였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석장리박물관 최명진 학예사는 “이곳 지형은 하천과 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여서 최적의 거주지다. 지금도 물먹으려는 야생 동물들이 자주 찾는다. 구석기 시대를 체험한다는 점에서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축제”라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