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가 침몰한 지점의 해저 수색에서 사람 뼈로 추정되는 유해가 발견됐다. 세월호 선체 수색과 침몰 해역 바닥 수색에서 사람 뼈 추정 유해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양수산부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5일 오전 11시36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부근 맹골수도 해저 수색 과정에서 사람 뼈로 추정되는 뼈 1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침몰지점 해저 수색을 진행 중인 중국 상하이샐비지 소속 잠수사는 이날 오전 이를 발견해 작업선박 위로 건져올렸다. 승선해 있던 신원확인팀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전문가가 육안감식을 통해 이를 사람 뼈로 추정했고, 광주지검 목포지청 검사가 이를 확인했다.
이 뼈는 길이 34㎝로, 정강이 부위로 추정된다. 이 뼈는 유전자(DNA) 정보 확인 등 정밀감식을 위해 이날 오후 5시30분 강원 원주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본원으로 옮겨졌다. 해양수산부는 유전자 분석 결과가 나오는 데 약 한달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 뼈가 발견된 지점은 세월호 객실 선미 쪽이 침몰해있던 특별수색구역 2곳 중 앞쪽(SSZ-2) 구역이다. 잠수사들은 이날 오전 9시17분부터 입수해 오후 4시35분까지 선체의 세로방향으로 해저면을 모종삽으로 파가는 방식으로 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진흙 속에 파묻혀 있던 이 뼈를 발견해 인양했다.
해양수산부는 선체 인양이 한창이던 지난 2016년 4월 세월호 침몰지점에 가로 200m, 세로 160m, 높이 3m 규모로 눈금 2㎝인 철제 유실방지망을 설치했다. 이어 세월호 인양 직후인 4월9일부터 이 유실방지망 안을 가로 40m, 세로 20m씩 40개 구역으로 나눠 해저 수색을 펼쳐왔다. 잠수사들은 먼저 40개 구역 중 30개 구역을 마치자 진흙을 파헤쳐야 하는 작업 특성을 고려해 시야가 터지는 대조기에 특별수색구역 2곳을 수색하기로 했다. 특별수색구역 중 뒤쪽(SSZ-1)은 4월26일부터 8일 동안 작업했고, 앞쪽(SSZ-2)은 지난 4일부터 이틀째 진행했다. 이 특별수색구역 2곳은 미수습자를 찾을 가능성이 커 세로방향으로 살핀 뒤 가로방향으로 다시 수색할 예정이다.
목포신항에서 기다리고 있는 미수습자 가족들은 이날 오후 6시께 침몰지점에서 사람뼈를 발견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들은 “해저 수색에서 발견했다면 유해가 선체 바깥으로 유실됐다는 얘기 아니냐”며 우려했다. 가족들은 “인양을 위해 리프팅빔을 설치하면서 유실했는지, 선체를 물 밖으로 건져 올리면서 빠져나갔는지 알 수 없다”며 “해저 수색을 더 철저하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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