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만든 문화공간 광주 메이홀이 12~31일 5·18민주화운동 37돌을 맞아 ‘오월특별전’을 연다.
재독화가 정영창(60)씨는 광주 오월을 테마로 그린 작품들을 ‘검은 하늘 그 날’이라는 주제의 전시회를 열어 선보인다. 그는 지난 3월부터 광주에 와 5·18현장을 돌아본 뒤 메이홀 3층에 작업실을 꾸리고 작품을 그려왔다. 이번 정씨의 전시회는 ‘민중화가’ 홍성담·박재동·임옥상·박불똥에 이은 메이홀 다섯번째 5·18특별전이다. 큐레이터 주홍 화가는 “흑백의 강렬한 대비로 적막한듯한 현장을 시적으로 표현한 대작들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메이홀 4층 전시장엔 정 작가가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1950~1980)의 눈 빛과 그의 일기에서 영감을 얻어 그린 작품들이 걸려 있다. ‘2016 일기’라는 작품은 윤상원이 초등학생 때 쓴 일기장의 한 구절을 옮겨 놓았다. “옳고 그름을 분간하는 사람이 참다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남을 위해서 봉사하는 일이 값어치 있는 일이다.” 윤상원과 한 여성의 입맞춤을 그린 ‘러브’라는 작품은 “이번 전시회의 주제인 사랑과 맞닿아 있다”고 한다.
그의 신작 ‘전일빌딩’은 독일에서 애초 작업을 끝냈는데 전일빌딩에서 헬기사격 총탄흔적이 발견된 뒤 작품 속에 탄흔을 추가해 완성했다고 한다. 옛 전남도청을 그린 ‘검은하늘 그날 3’은 어둡고 검은색이 공포와 죽음을 상징한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얼굴에 ‘검은색 물’이 흐르는 ‘모략가’로 묘사됐다. 어둠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촛불 그림도 눈길을 모은다.
전남 목포 출신 정씨는 독일 카셀 미술대학, 뒤셀도르프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독일, 네덜란드, 프랑됐스 등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다. 2014년 광주비엔날레 20돌 기념 특별전 출품작인 ‘세월오월’ 공동작업에도참여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사진 메이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