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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펙 집회신고, 경찰-보수단체 ‘짬짜미’ 의혹

등록 2005-11-14 17:26수정 2005-11-14 17:26

자유총연맹 등 3천건 집회신고 뒤 실제는 안 열어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아펙) 정상회의 기간 정상회의장과 정상들의 숙소 근처에서 잇따라 아펙 환영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던 보수단체들이 실제로는 단 한건의 집회도 열지 않고 있다. 이들의 집회장소 싹쓸이 확보로 집회신고에 어려움을 겪었던 아펙 반대 단체들은 반아펙 집회를 막기위해 경찰과 보수단체들이 짜고 허위 집회신고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해병전우회, 한국자유총연맹, 북파공작원유족동지회 등 보수단체들은 아펙 정상회의가 열리는 12일부터 19일까지 3천여건의 아펙 관련 집회를 열겠다고 지난달 경찰에 집회신고를 했다. 정상들의 숙소로 사용될 호텔들도 호텔 주변에서 ‘성공적 아펙 개최를 위한 시민홍보전’ 등을 열겠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 때문에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대해 여러 집회신고서가 접수되면 제일 먼저 접수한 집회만 허용되는 원칙에 따라 아펙 반대 단체들은 정상회의장과 정상들의 숙소 부근에서는 집회를 허가받지 못했다.

그러나 12~13일 이틀 동안 보수단체와 호텔들은 부산에서 아펙과 관련된 단 한건의 집회도 열지 않았다. 반면 아펙 반대 단체들은 정상회의장 근처에 접근하지 못한 채 부산대, 경성대 앞 등 행사장과 멀리 떨어진 덕택에 집회허가를 받은 곳에서만 잇따라 집회를 열고 있다.

이에 대해 부산지역 30여개 단체로 이뤄진 ‘아펙 반대 부시 반대 부산시민행동’은 논평을 내어 “아펙 정상회의가 시작되기 전에는 그렇게도 열심히 집회신고서를 내더니 막상 정상회의가 시작되니까 거리에서 보수단체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다”며 “경찰과 보수 관변단체들에 의해 집시법이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번 기회에 집시법을 개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펙 반대 단체들은 집회 허가 여부와 관계없이 18일과 19일 정상회의장 근처에서 10만명 규모의 범국민대회를 열 계획이다.

부산/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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