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박혜정 오산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앞줄 가운데) 등 오산·화성·용인지역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다음달 6일 환경의 날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기흥호수공원을 둘러보고 있다.
“수질만 좋아지면 더없이 좋으련만…”
18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하갈동 기흥호수 순환산책로에서 만난 주부 김아무개(76)씨는 이렇게 말했다. 김씨는 “악취를 없애려고 심하게 소독하니까 걷다 보면 냄새도 나고 불쾌해요. 수년 전에는 녹조도 심했죠”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당시 경기도 8대 공약의 하나로 기흥호수를 도심 속 수변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경기도 역시 기흥호수 수변공간 조성을 새 정부에 낼 45개 국가발전전략에 포함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나섰다. 기흥호수는 1964년 한국농어촌공사가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조성했다. 저수량 1069만t으로, 수원·화성·용인·오산 일대 농업용지 2500ha에 물을 공급했다. 하지만 화성의 동탄 1·2 새도시 등이 들어서면서 하류 농지는 올해 900여ha로 줄었고, 대신 기흥호수와 오산천을 따라 인근 주민 300만명이 휴식하는 하천에 생태용수를 공급하는 기능은 더 커졌다.
문제는 수질이었다.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는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녹조가 심해 작은 돌을 던지면 물에 가라앉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 호수공원 내 수질은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이 8ppm 이하로, 농업용수 수준인 4등급이다. 용인시와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생태공원과 하천이 되려면 최소 3등급 생활용수 수준은 유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기흥호수의 호수밖 수질은 용인시와 경기도가, 호수안 수질은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고 있다. 그래서 수질 오염과 개선을 둘러싸고 양자 간에 이견이 크다.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는 “1차로 2020년까지 100억원을 들여 호수 상류부에 인공습지를 만들어 수질을 3등급으로 개선하려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오염물질의 호수 유입이 차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정원 용인시 환경과장은 “용인시는 그동안 1414억원을 들여 비점 오염원 차단 등 오염물질의 호수 유입을 막으려고 다양한 대책을 시행해왔다. 한국농어촌공사의 겨우 100억원으로 호수안 수질을 개선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흥호수 수변공원 조성도 지지부진하다. 김경주 용인시 공원녹지과장은 “호수공원 수변공원화에 2450억원이 들지만 예산 부족으로 1/8 수준인 329억원 밖에 투입하지 못했다. 중앙정부가 2014년 국가 중점관리 저수지로 정해놓고도 방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호수공원에서 만난 박혜정 오산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하류인 오산천이 건강하려면 윗물인 기흥호수가 건강해야 한다. 문 대통령이 약속을 지켜 건강한 하천으로 돌려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사진 용인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