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문화재단이 충청도 보부상단을 소재로 기획한 문화공연이 31일 모시 보부상단인 저산팔읍상무좌사의 본거지 부여시장에서 선보인다. 지난해 부여에서 열린 지역거점 문화 행사에서 백제기악보존회 회원들이 미마지 탈춤을 추고 있다. 충남문화재단 제공
충남 부여시장에 탈 쓰고 꽹과리 든 보부상단이 등장한다. 충남문화재단은 31일 오전 11시부터 부여군 부여읍 성왕로 부여시장에서 문화가 있는 날 행사인 ‘보부상, 문화를 전하다’를 공연한다고 26일 밝혔다.
부여시장 행사에 보부상, 모시를 주제 삼은 것은 이곳이 등짐장수로만 꾸려진 보부상 조직인 저산팔읍상무좌사의 본거지이기 때문이다. 저산팔읍은 모시를 생산하던 충청도 부여·홍산·남포·비인·한산·서천·임천·정산 등 8개 읍을 일컫는다. 이 보부상단은 저산팔읍의 모시를 독점적으로 거래했다.
부여시장 문화가 있는 날은 모시 염색 시연과 보부상들의 안전을 기원하는 비나리, 대박을 바라는 길놀이, 난전놀이 등이 선보인다. 또 백제 기악인 미마지 탈춤, 충남도 무형문화재인 산유화가 공연도 무대에 오른다. 부여 예총 회원들과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동아리도 흥을 돋운다. 떡메치기, 장문놀이, 등짐지기, 죽방울 놀이, 창포물 머리감기 체험, 보부상 아이스께끼 체험, 부여 청년보부상단의 먹거리 장터 등도 즐거움을 더할 전망이다.
충남문화재단은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고 지역 문화와 지역 예술인과 교감하려고 ‘보부상, 문화를 전하다’기획을 마련했다. 이 행사는 지난 3월 예산 덕산시장에서 시작돼 올 11월 말까지 충남지역 12개 읍·면의 오일장에서 이어진다.
이 재단 김은지씨는 “충남은 저산팔읍상단과 더불어 예산·덕산을 기반으로 한 예덕상단, 현재 홍성·보령·청양 등이 중심인 원홍주육군상무사 등 3개의 보부상단이 있어 보부상 문화를 주목해 행사를 기획했다. 이 프로그램이 우리 민족의 응축된 삶의 현장인 시장과 지역문화를 활성화하고 청년문화보부상단이 청년 사업가로서 성장하는 발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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