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선거 기간인 지난 6일 부산 중구 남포동 유세 도중 밀양주민으로부터 밀양 765㎸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내용을 담은 손팻말을 건네받아 들어 보이고 있다. 밀양 765㎸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 제공.
원자력발전소 의존형 에너지 정책에 부정적인 문재인 정부가 12년째 갈등을 빚고 있는 ‘밀양 765㎸ 송전탑 문제’에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신고리원전 3·4호기 건설과 직접 관련된 이 문제를 두고 문 대통령이 예전부터 ‘원점 재검토’ 태도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밀양 765㎸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는 31일 “밀양주민 80여명이 오는 13일 전세버스 2대에 나눠타고 서울로 가서, 세종문화회관 계단과 종로경찰서 들머리에서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어, 밀양 송전탑 문제 해결과 주민들에게 폭력을 휘두른 경찰의 처벌을 요구할 예정이다. 주민들은 ‘광화문 1번가 국민인수위’에 주민요구안과 대통령에게 보내는 손편지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밀양주민들은 △12년 동안 진행된 국가 폭력과 마을공동체 파괴 관련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 △주민들의 재산·건강 피해 실태 조사 △전원개발촉진법 폐지와 에너지 악법 개정을 통한 ‘제2 밀양’ 사태 방지 △신규 핵발전소 건설 중단과 노후 핵발전소 폐쇄로 무용지물이 될 밀양송전선로 철거 약속 등을 대통령에게 요청하기로 했다. 주민들은 또 17일부터 1박2일 동안 밀양에서 거리행진, 문화제 ‘송전탑을 뽑아내자!’, 송전탑 마을길 걷기 등 송전탑 반대 행사를 벌인다.
대책위는 “주민 요구가 한꺼번에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주민들을 잔인하게 짓밟고 돈으로 마을을 갈가리 찢어놓으면서 송전탑 건설을 강행한 데 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 국가 사과는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밝혔다.
원자력발전소 확대 에너지 정책에 따른 국책사업으로, 한국전력은 울산 울주군 신고리원전 3·4호기에서 경남 창녕군 북경남변전소까지 송전탑 161개를 세우고 송전선로를 설치하는 ‘765㎸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 건설사업’을 2008년 8월 착공해, 2014년 말 완공했다. 하지만 신고리 3호기는 지난해 말에야 준공됐고, 4호기는 아직 완공되지 않았다.
밀양주민들은 2005년 12월부터 송전탑 반대투쟁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381명이 입건됐다. 150여가구 주민들은 여전히 한전 보상금 수령을 거부한 채 송전탑 반대투쟁을 벌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4년 6월8일 농성 중인 주민들을 찾아가 “뭔가 도울 길을 찾겠다”고 하는 등 2012년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 때부터 ‘밀양 송전탑 원점 재검토’를 약속했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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