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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민간공원사업의 위험성

등록 2017-06-22 11:44

공원일몰제 결정 뒤 우려 높아
김태성

순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전남시민단체연대회의 처장

헌법재판소는 지난 99년 사유재산을 침해한 도시계획시설 지정이 헌법에 불합치한다는 결정을 했다. 이에 따라 장기간 미집행된 상태로 남아있는 공원은 2020년 7월1일부터 공원부지 지정이 해제된다. 공원 조성계획이 수립되었더라도 용지 보상이 끝나지 않으면 2020년부터 일몰제가 적용되는 것이다.

정부는 공원부지 지정 뒤 도시공원 조성사업은 지자체 고유사무에 해당된다며 국비를 지원하지 않고 있다가 헌법재판소의 일몰제 결정을 이유로 아예 손을 놔버렸다. 공을 넘겨받은 지자체 역시 난감해하고 있다.

중앙정부는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을 해소하는 대책으로 ‘민간공원 조성 특례제도’를 제안했다. 이 제도는 예산이 부족한 지자체가 미집행 상태인 5만㎡ 이상의 도시공원 조성을 민간에 맡기는 방안이다. 대신 면적의 30%는 아파트와 편익시설 등 수익시설을 설치하고, 나머지 70%는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하게 한다.

이 제도는 취지와는 달리 전국의 도시공원을 크게 훼손할 우려를 안고 있다. 민간제안 사업이기 때문에 특혜 논란을 빚을 수 있고, 경제성·적격성 심사 없이 타당성 검토만으로 추진해 도시의 난개발을 부추기고 공원의 공적 기능을 저하시킬 가능성이 크다.

최근 전남 순천시와 건설업체가 추진하고 있는 봉화산 민간공원 조성사업이 사례가 될 수 있다. 계획을 보면, 삼산봉화지구엔 21∼25층 아파트 13개동 1479가구와 단독주택 46가구, 봉화조례지구엔 24∼25층 아파트 5개동 421가구가 들어선다. 주민들은 개발을 반대하고, 순천시의회도 문제점을 지적했다. 순천시장은 “의견을 다양하게 듣고, 주민에게 피해가 된다면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혀 중대국면을 맞았다.

봉화산은 울창한 숲과 둘레길 12km를 갖춰 도심의 허파 역할을 한다. 시는 수년 전 둘레길 조성 때 휴식공간을 마련한다며 시비로 땅을 사들였다. 이런 시가 이제는 오히려 봉화산을 훼손하려 들고 있다. 순천의 상징인 봉화산의 무분별한 난개발을 철회하고 보전 대책을 마련해야만 한다.

순천의 상징인 봉화산을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하기를 제안한다. 해남·무안·함평·영광 등은 2009년부터 주요 공원을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여수도 2015년부터 9곳을 지정한 만큼 순천도 달라져야 한다.

공원 안에 아파트를 짓는 사업은 민간업체이 큰돈을 벌 수 있는 기회다. 이 때문에 공급자 중심의 불필요한 택지개발이 이뤄질 수 있다. 순천의 지난해 주택보급률은 107.9%, 공동주택 중 빈집은 2919가구, 공실률은 4.45%로 공급과잉 상태다. 시는 주택보급률을 108%로 유지하기 위해 2020년까지 민간 신규 택지개발을 제한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를 뒤집고 말았다.

고층 아파트는 인구 과밀과 경관 훼손 등 부작용을 초래한다. 오천지구에는 이미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 봉화산을 바라보기 어렵다. 또다시 봉화산 인근에 고층 아파트가 들어선다면 경관을 해치고 교통 혼잡과 생활 불편 등을 야기할 것이다.

공원일몰제는 전국적인 현안인 만큼 새 정부가 국정과제로 채택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 우선 해제 대상인 공원·녹지 중 사유재산이 아닌 국공유지를 제외해야 한다. 도시공원이 추가로 해제되지 않도록 부지의 보상과 매입에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 서둘러 정부의 지원 기준을 마련하고, 관리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 전담할 부서와 기구, 인력 등을 확보해야만 한다. 나아가 민간공원 특례제도의 시행에도 공정성과 공익성을 앞세워야 한다.

도시공원은 다수가 어울려 살아가는 도시에서 환경권을 향유할 최후 보루다. 국립공원에 버금가는 가치와 기능을 맡고 있는 지역의 소중한 공간이다. 공공재인 도시공원을 국가와 지자체가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 지역주민과 환경단체도 미래세대에 유산으로 물려줄 마을 인근 도시공원을 지켜내고 가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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