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문 대통령이 우리 할매들 편지에 화답” 모처럼 웃은 밀양

등록 2017-06-27 18:16수정 2017-06-27 23:50

“신고리 5·6호기 백지화하면 밀양 송전탑도 필요 없어”
건설 일시 중단 결정에 밀양주민·부산 시민단체 환영
부산 기장군 등 지역경제 부정적 영향 우려 목소리도
정부가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공사를 일시 중단하고 국민여론을 수렴해 건설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초고압 송전탑 건설을 막기 위해 12년째 싸우고 있는 경남 밀양 주민들은 누구보다 환영했다. 2005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밀양 송전탑 문제는 신고리원전 3·4호기에서 생산할 예정인 전기를 765kv의 초고압으로 수도권에 공급하기 위해 송전탑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는데, 신고리 3·4호기는 물론 5·6호기 건설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부산 기장군 장안읍 고리원전 1호기 영구정지 기념행사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다가가 새로운 원전 건설 중단을 호소했던 밀양 주민 한옥순(70)씨는 “이제야 희망이 보인다. 얼마전 우리 밀양 할매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편지를 써서 보냈는데, 문 대통령이 편지를 읽어보고 우리 뜻을 받아들이신 것 같다”고 말했다. 한씨는 또 “우리가 바라는 최종 목표는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을 백지화하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밀양에 세운 송전탑도 필요 없어진다. 우리는 문 대통령이 그렇게 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남우(74) 밀양 평밭마을 송전탑 반대 주민대표는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 백지화는 우리가 바라고 바라는 바다. 일단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기쁘다. 당장의 편리함 때문에 이 땅에 원전을 짓는 것은 후손들에게 죄짓는 일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계삼 ‘밀양 765㎸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당연하고 옳은 결정을 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탈핵사회로 한발 다가선 것에 대해 밀양 주민 모두 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 근처인 부산과 울산 등에서 탈핵운동을 펴온 시민단체들도 환영했다. 최수영 탈핵부산시민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은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이다. 공약 이행을 환영하지만, 공론화 작업을 한시적(3개월)으로 정한 것은 조금 아쉽다. 탈원전 정책의 시작은 신고리 5·6호기 건설 백지화부터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형근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집행위원장도 “하루속히 사회적 합의 도출을 위한 공론화위원회의 위상과 성격, 기간 등 결정에 시민사회단체들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돼 최적의 조건 속에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원전 인근 지역에선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 중단이 지역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고리원전이 있는 부산 기장군 장안읍의 박태현(50) 장안발전위원장은 “기장군 주민들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고리원전 근처 마을은 신고리 5·6호기 건설 백지화가 지역경제에 끼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고리원전 근처 길천마을의 이용암(70) 이주대책위원장은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의 여파가 마을 주민에게 미치고 있다. 동네 가게와 식당이 문을 닫을 형편이다.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시작하지 않았으면 몰라도, 이미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중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마을 주민들을 생각하지 않은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지난 19일 울산시의회가 채택한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반대결의안’을 대표 발의했던 한동영 울산시의원(바른정당)은 “신고리 5·6호기 문제의 사회적 합의 도출을 위한 공론화 과정에서 일시적인 공사중단이 불가피하다 해도 그 기간은 최소화해야 한다. 또 관련 전문가와 이해관계자가 참여해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 창원 부산/신동명 최상원 김영동 기자 csw@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