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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야 고통 끝날 것” 씨랜드 참사 18돌 현장 찾은 유가족들

등록 2017-06-30 13:29수정 2017-06-30 14:50

화성 씨랜드 화재 참사 18주기 첫 현장 추모식 열려
유가족·화성시 등 300여명 참여 “안전한 세상 기원”

30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백미리 씨랜드 참사현장 인근에서 열린 ‘씨랜드 화재 희생 어린이 18주기 추모식’에서 유가족이 헌화하고 있다. 화성/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30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백미리 씨랜드 참사현장 인근에서 열린 ‘씨랜드 화재 희생 어린이 18주기 추모식’에서 유가족이 헌화하고 있다. 화성/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평생 생각날 것 같아요”

1999년 서울 송파구의 한 유치원 원생 19명 등 모두 23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기 화성시 백미리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 참사가 발생한 지 30일로 꼭 18년째, 추모식을 위해 이날 참사 현장을 찾은 유가족 신아무개(53)씨는 “아들이 살아 있으면 올해 25살이고 공부도 참 잘했을 텐데…”라고 말했다. 시간이 꽤 흘렀지만 유가족들의 상처는 여전했다. 풀섶으로 뒤덮힌 현장을 보던 신씨가“마음이 우울할 때면 아들이 더 보고 싶다. 제가 죽어야 고통이 끝나겠지”라고 말하자, 옆에 있던 그의 남편이 “18년 내내 아내가 아팠다”며 그를 부축했다.

30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백미리 씨랜드 부지 인근에서 열린 ‘씨랜드 화재 희생 어린이 18주기 추모제‘에 유가족과 참석자들이 묵념하고 있다. 화성/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30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백미리 씨랜드 부지 인근에서 열린 ‘씨랜드 화재 희생 어린이 18주기 추모제‘에 유가족과 참석자들이 묵념하고 있다. 화성/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이날 오전 경기 화성시 서신면 궁평리 솔밭에서 ‘씨랜드 화재 희생 어린이 18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희생 어린이의 대부분이 서울 송파구의 유치원생들이었던 탓에 그동안 매년 서울 송파구 어린이안전교육관에서 추모식이 열렸다. 그러나 서울의 추모식에 매년 참석해온 채인석 화성시장이 참사 현장에서 올해 추모식을 갖자고 제안하면서 이날 처음 참사 현장 인근에서 열렸다.

추모식에는 씨랜드 유가족 50여명 외에도 채인석 화성시장, 이원욱 국회의원(민주당), 이홍근 화성시의회 부의장 등 화성시 관계자 250여명이 참석했다. 추모식은 화성시소년소녀합창단이 “모란꽃이 피는 유월이 오면/또 한송이의 꽃/나의 모란…” 의 노래를 부르면서 시작됐다.

이어 추모 편지를 낭독한 화성 상촌초등학교 5학년인 윤혜인 양은 “지금쯤이면 어엿한 청년이어야 할 언니 오빠들인데, 우리들의 기억 속 언니 오빠들은 영원히 유치원생으로 머물러 있어야 한다는 게 더 슬픕니다. 제대로 지켜드리지 못해 너무 죄송해요”라고 애도했다.

30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백미리 씨랜드 부지 인근에서 열린 '씨랜드 화재 희생 어린이 18주기 추모제'에서 유가족들이 헌화하고 있다. 화성/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30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백미리 씨랜드 부지 인근에서 열린 '씨랜드 화재 희생 어린이 18주기 추모제'에서 유가족들이 헌화하고 있다. 화성/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유가족을 대표해 한국어린이안전재단 고석 대표는 “18년 전 19명의 어린이가 희생됐는데 당시 희생된 1명의 교사와 아이들을 구하려다 숨진 3명의 젊은 청년들도 함께 기억해달라. 그분들의 부모님도 오늘 이 자리에 오셨다”고 말했다. 또 “18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아이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이곳이 안전을 위한 희망의 장소로 거듭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추모식에서 희생된 어린이의 영상이 상영되자 좌석에 앉아 있던 유가족들이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헌화를 마친 유가족들은 씨랜드 참사 현장으로 이동해 참사 현장을 둘러봤다.

30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백미리 씨랜드 부지 인근에서 열린 '씨랜드 화재 희생 어린이 18주기 추모제'를 마친 유가족과 참석자들이 사고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화성/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30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백미리 씨랜드 부지 인근에서 열린 '씨랜드 화재 희생 어린이 18주기 추모제'를 마친 유가족과 참석자들이 사고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화성/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채인석 화성시장은 즉석에서 유족들에게 화성시 청소년수년원 건립계획을 설명했다. 채 시장은 “어린이 등 23명의 목숨을 앗아간 씨랜드와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 등 시기와 장소만 달랐을 뿐, 참사가 여전한 것은 부패한 기득권 세력이 참사가 일어나도 책임을 지지 않은 때문이다. 이런 적폐를 청산하는 것과 함께 아이들이 안전한 나라가 되기를 바라는 유족들의 뜻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화성시는 시비 497억원을 들여 씨랜드 부지와 인근 궁평리 해송지대 15만여㎡에 씨랜드 희생자 추모공간을 조성하고 청소년수련원 등의 조성을 추진 중이다. 화성시는 이르면 2019년 12월 완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당시 참사로 막내 딸(당시 7살)을 잃은 김아무개(58·택시운전기사)씨는 “딸이 숨진 이곳에 청소년수련관을 짓는다니 우리나라에서 가장 안전한 수련을 지어 다시는 이런 아픈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30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백미리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참사현장을 유가족이 둘러보고 있다. 화성/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30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백미리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참사현장을 유가족이 둘러보고 있다. 화성/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글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사진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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