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 농업기술센터 신지영씨가 지난 6일 오후 지열 냉난방 시스템이 설치된 신평면 김영국씨의 모돈사에서 냉풍 순환상태와 돼지 생육을 점검하고 있다. 당진농업기술센터 제공
땅을 판 뒤 지상과 연결된 맨홀을 설치하고 공기를 순환시켜 축사를 덮히는 지열 냉난방 시스템이 시범 운영돼 눈길을 끈다. 전기 요금과 악취를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충남 당진시 농업기술센터는 7일 신평면 초대리 김영국(35)씨의 축사에 지열 순환형 냉난방 시스템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축사 밑 땅속을 4m 깊이로 파고 지상과 연결되는 맨홀을 만들었다.
맨홀에 땅속 공기를 빨아 올리는 흡입기가 있어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지열로 축사 냉난방을 한다. 당진농업기술센터는 김씨의 축사 6동에 이 시스템을 설치했으며, 어미돼지와 새끼돼지가 함께 자라는 모돈사 2곳에는 칸칸이 공조시설을 설치해 냉난방 효율성을 높였다. 축사주인 김영국씨는 “이 시설을 설치한 뒤에는 날씨가 무더워도 축사는 시원해 어미돼지가 식욕을 잃지 않는다. 새끼들도 젖을 잘 먹어서 몸무게가 늘었다”고 전했다.
당진농업기술센터 신지영씨는 “지열은 항상 12~25도를 유지해 냉난방용으로 전환이 가능한 에너지이다. 그동안 원예·채소 시설에는 지열을 이용해 왔으나 축사에 적용한 것은 충남지역에서 처음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설 비용은 당진농업기술센터 지원금 2500만원과 자부담 등 모두 5000여만원이 들었다.
구본석 당진농업기술센터 축산기술팀장은 “시설을 설치하고 한달 동안 관찰한 결과, 돈사 안의 암모니아 농도가 50%가량 낮아지고 젖을 뗀 시점의 아기 돼지 체중은 5% 늘었다. 축사 문을 닫아도 되니 주변의 악취 민원도 없다”며 “겨울철 난방 효과까지 최종 점검한 뒤 이 시스템을 축산 농가에 보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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