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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규·백현상·이종락…승객 생명을 지킨 시내버스 운전사들

등록 2017-07-13 14:33수정 2017-07-13 15:46

의식 잃은 승객에 응급조처해 생명 지켜
대전시 박씨 등 모범 운수종사자 표창
권선택 대전시장이 13일 대전시 모범운수 종사자로 선정된 백현상(왼쪽 첫번째)씨에게 표창하고 있다. 계룡버스㈜ 운전사인 백씨는 지난 4월 802번 시내버스를 운행하다 쓰러진 승객을 응급 처치해 살렸다. 대전시 제공
권선택 대전시장이 13일 대전시 모범운수 종사자로 선정된 백현상(왼쪽 첫번째)씨에게 표창하고 있다. 계룡버스㈜ 운전사인 백씨는 지난 4월 802번 시내버스를 운행하다 쓰러진 승객을 응급 처치해 살렸다. 대전시 제공
지난 5월 중순, 대전 114번 시내버스를 운전하던 이종락(58·경익운수)씨는 할머니가 울부짖는 소리를 듣고 갓길에 차를 세웠다. 예닐곱살 정도의 아이가 할머니 팔에 늘어져 있었다. 아이의 입술은 파래지고 호흡이 없었다. 이씨는 승객에게 119에 신고해 달라고 부탁한 뒤 서둘러 흉부 압박을 시작했다. 째깍째깍 시간이 흐르고 아이는 반응이 없었다. 할머니는 등 뒤에서 울음을 삼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일각이 여삼추같은 시간이 지나고 “켁켁 컥컥컥”하며 아이가 숨을 몰아쉬더니 울음을 터뜨리며 살아났다.

같은달 21일 저녁 대전 둔산동 갤러리아 타임월드를 지나던 대전 703번 시내버스가 갑자기 비상등을 켰다. 50대 승객이 의식을 잃은 채 침을 흘리며 의자에 비스듬히 앉아 있었다. 버스운전사 박봉규(52·동건운수)씨는 119에 신고하고 회사 교육시간에 배운 대로 심폐소생술을 했다. 박씨는 97년부터 시내버스 운전대를 잡은 20년차 베테랑이었지만 심폐소생술은 난생처음이었다. 119에 의해 병원으로 간 50대 승객은 생명을 건졌다. 13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박씨는 “할 수 있을까 두렵고 겁도 났지만, 지금이 저 승객의 골든타임이라고 생각하니 되든 안 되든 해야 한다는 마음뿐이었다”고 말했다.

백현상(52·계룡버스)씨는 직장생활을 하다 2년 전 시내버스 운전을 시작한 신참이다. 지난 4월 중순 대전 802번 시내버스를 운전해 유성 관평중학교 승강장에서 출발할 때였다. 버스 안을 쓱 훑어보는데 갑자기 70대 승객이 쓰러지더니 꼼짝하지 않았다. “비명을 지르는 승객들을 달래며 쓰러진 분을 살펴보니 숨을 쉬지 않았습니다.” 백씨는 의식을 잃은 70대를 뒷좌석으로 옮기고 119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흉부 압박 등 응급조처를 했다. 그는 “생명을 구했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가족·친구는 물론 나 자신도 언제 위급한 상황을 맞을 지 알 수 없다. 많은 이들이 심폐소생술을 익히면 더 많은 이들의 생명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시는 13일 승객의 생명을 지켜낸 이들 3명과 친절 운전자 3명 등 6명에게 모범 운수종사자 표창을 했다. 이들은 다달이 5만원씩 6개월 동안 친절 수당을 받는다. 전영춘 버스정책과장은 “시 소방본부와 협력해 운수종사자 심폐소생술 교육 강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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