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공주 고마나루의 모습을 찍은 항공사진. 1966년에 촬영한 사진(위)에서는 강을 따라 넓게 펼쳐진 모래톱 모습이 선명하다. 2016년(아래)에는 모래톱을 찾아볼 수 없다. 출처 공주시 생활지리정보시스템
‘강의 질펀한 모래밭/넓게 흐르는 물/하늘과 물이 한 빛인데/바람불면 푸른 주름살이오/달 비치면 은물결이라’(<독락정기>, 남수문)
조선의 옛 문인이 칭송하던 아름답던 금강은 어떻게 변했을까? ‘질펀한 모래밭’, ‘하늘빛 물’, ‘달 비친 은물결’은 이제 흑백 사진으로 남았다.
충남 공주시는 최근 국토지리정보원에서 보관해온 공주 지역 옛 항공사진을 넘겨받아 생활지리정보시스템(https://gis.gongju.go.kr)에 공개했다. 이 항공사진들은 1966년과 1976년 촬영된 것으로 그 당시 공주와 금강의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특히 옛 사진에는 4대강 사업으로 사라진 금강 모래톱이 선명하다. 1966년 공주 웅진동 고마나루 주변은 강을 따라 길고 넓게 모래톱이 펼쳐져 있다. 맞은편 쌍신동 금강 변에도 넓은 모래밭이 보인다. 사진속 고마나루는 연미산 앞으로 굽이쳐 흐르는 짙푸른 금강과 흰 모래밭, 그 곁에 길게 늘어선 푸른 소나무로 신비롭고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1966년(위)과 2016년(아래) 공주 공산성 앞 금강의 모습. 넓은 모래톱이 사라지고 강폭이 넓어졌다. 강바닥 파내기 공사로 수심도 깊어져 2016년에는 금강 부분 색이 훨씬 진하다. 출처 공주시 생활지리정보시스템
하지만 최근 사진속 금강은 모래톱이 자취를 감췄다. 2008년 시작된 4대강 사업으로 강바닥과 주변 모래를 다 퍼내고 강변에 공원과 주차장 등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또 보가 물을 가둬 모래톱이 사라진 금강은 강폭과 수심이 넓고 깊어지면서 굽이치던 물길은 단조로워졌고, 헤엄쳐 강을 건너던 고라니 등 야생동물들의 모습도 자취를 감췄다. 호수처럼 잔잔해진 금강에는 녹조만 가득하다.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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