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희(왼쪽 여섯째) 충북도의회 의장과 최병윤(오른쪽 셋째)의원 등이 17일 충북도청에서 정부에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실의에 빠진 수재민들이 재기할 수 있게 피해 보상책을 강구해 달라고 요구했다. 충북도의회 제공
충북도의원과 공무원들이 18일 최악의 물난리로 고통받는 주민들을 뒤로하고 관광 일정이 수두룩한 유럽 연수를 떠났다. 도의원들은 전날 정부에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낸 뒤 곧바로 짐을 꾸렸다.
충북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 김학철·박봉순·박한범(자유한국당), 최병윤(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4명과 의회사무처 직원 3명, 도청 관광과 직원 1명 등 8명은 18일 오후 2시께 8박10일 일정으로 출국했다. 이언구(자유한국당)·연철흠(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2명은 연수를 포기했다. 이 의원은 “예약을 해 꼭 가야 하지만 허리가 좋지 않아 포기했다. 물난리가 난 지금 상황도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충북은 지난 16일 청주에 290.2㎜ 비가 내리는 등 도내 전역에 내린 집중 호우로 18일 오전까지 사망 6명·실종 1명, 재산 피해 172억여원 등 최악의 물난리를 겪었다. 특히 박봉순 의원의 지역구인 청주 가경·강서동은 주택·상가 침수 등 피해가 집중됐으며, 도로보수원 박아무개(60)씨가 과로로 숨지는 등 민·관이 복구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도의회 관계자는 “올해 초 어수선한 정국, 대선 일정 등 때문에 한 차례 연기를 한 터라 더 미룰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철흠 의원은 다른 의견을 내놨다. 연 의원은 “한 차례 연기를 한 것은 맞지만 재차 논의할 때도 가뭄으로 고통받을 때였다. 이 마당에 국외 연수를 가는 것은 의원 도의상 맞지도 않다. 위원장이 주도한 일정도 와 닿지 않았다”고 말했다.
8명의 연수 비용은 4000여만원이다. 의원은 한 명당 도비 지원 500만원과 자부담 55만5340원, 공무원은 한 명당 도비 지원 500만원과 자부담 3만9680원 등이다.
충북도의회, 공무원 등의 국외 연수 일정. 충북도의회 제공
김학철 위원장의 지역구인 충주의 한 여행사 등이 짠 연수계획엔 관광 일정이 수두룩하다. 프랑스에선 개선문, 로마 시대 수로, 아비뇽 연극축제, 모나코 대성당 등을 둘러본다. 이탈리아에서도 피사의 사탑, 두오모 성당, 베니스 비엔날레 전시장 등 관광지를 찾는다. 공식 방문 일정은 마르세유컨벤션센터, 피렌체시청, 밀라노시청 등이다. 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 관계자는 “복합 문화관광·행정을 경험해 충북 문화관광산업의 국제화 계기를 마련하려고 연수를 떠났다. 문화·관광 시설 방문이 많지만 선진 행정을 익히는 일정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윤정 청주경실련 사무처장은 “최악의 물난리에 고통받는 주민을 뒤로 한 채 관광성 해외 연수를 떠나는 순간 주민의 대표이기를 포기한 것이다. 불신임을 넘어 반드시 선거로 심판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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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 김학철 위원장 등이 지난 13일 357회 회기를 열고 있다. 충북도의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