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ㅅ주점 종업원이 지난 1월23일 주점 인근 편의점 현금인출기에서 손님 신용카드로 돈을 찾고 있다. 대전중부경찰서 제공
손님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금품을 가로챈 술집업주 등이 붙잡혔다.
대전 중부경찰서는 24일 술집업주 ㄱ(39)씨 부부와 영업부장 등 3명을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하고 ㄴ씨 등 종업원 7명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ㄱ씨 부부는 지난해 2월부터 대전시 중구 유천동에서 ㅅ주점을 운영하면서 지난해 7월 손님 ㅇ씨에게 ‘현금으로 술값을 치르면 깎아 주겠다’며 신용카드와 비밀번호를 받아 1020만원을 인출·결제하는 등 올 1월까지 손님 5명에게 같은 수법으로 3305만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전 ㅅ주점 종업원이 가게에서 수면제를 탄 술을 마시고 의식을 잃은 손님을 업어 옮기고 있다. 대전중부경찰서 제공
ㄱ씨 부부 등은 장사가 안되자 종업원들과 가로챈 돈을 반반씩 나누기로 한 뒤, 손님이 취하면 수면제를 탄 술을 먹이고 의식을 잃으면 돈을 인출하는 수법으로 범행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수사결과, 이들은 손님이 문제 삼을 것에 대비해 피해자가 쓰러져 있는 술상에 빈 술병 등을 잔뜩 가져다 놓고 사진을 찍어 두는가 하면, 술값 계산이 잘못됐다고 항의하는 손님에게는 갈취한 돈을 돌려줘 범행을 숨겼다.
대전 ㅅ주점 종업원들이 수면제를 탄 술을 마시고 의식을 잃은 손님을 여관으로 옮기고 있다. 대전중부경찰서 제공
경찰은 “ㄱ씨 부부는 범행을 부인하지만, 업소에서 수면제가 발견됐고 술병 안에서도 수면제 성분이 검출됐으며 종업원들이 공모 사실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금액이 많지 않으면, 취해서 술을 더 마셨을 것으로 여겨 피해당한 사실을 모르는 손님들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금 할인 유혹에 속아 신용카드 비밀번호를 알려주면 피해를 볼 우려가 크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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