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업체 제대로 출근않은 구청장 아들에 급여·퇴직금 줘
지역 시민단체들, 권력형 취업비리 혐의 구청장 수사 촉구
2일 인천 중부경찰서 앞에서 동구 주민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이흥수 동구청장의 아들 채용 청탁 의혹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이흥수 인천 동구청장이 구청 관내 정화조 청소 대행업체 대표한테 자신의 아들 취업을 청탁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지역 주민들은 “경찰이 구청장을 무혐의 처리하기로 하고 취업 청탁을 받은 업체 대표만 입건하는 등 꼬리 자르기 수사를 하고 있다”며 이 구청장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2일 인천 동구와 인천 중부경찰서,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 구청장은 동구 관내 정화조 청소대행 업체 대표에게 자신의 아들(28) 취업을 부탁했고, 부탁을 받은 업체 대표는 구청장 아들을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협동조합에 근무한 것처럼 하고 10개월치 봉급과 퇴직금을 지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최근 업무상 배임 혐의로 ㅇ협동조합 이사장인 ㅎ(62)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ㅎ씨는 동구 지역 정화조 청소대행업체 대표이며, 이 구청장이 회장을 맡고 있는 동구체육회 상임부회장이다. ㅎ씨는 2015년 6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ㅇ협동조합에 제대로 출근하지 않은 이 구청장의 아들에게 수당을 제외한 10개월치 급여 2000여만원을 지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ㅎ씨는 근무 기간이 1년이 안 되는 이 구청장 아들에게 퇴직금을 주고, 지난해 2월 말 퇴사 처리한 뒤에도 한 달치 급여를 추가로 지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ㅎ씨가 이 구청장의 청탁 의혹 등 민감한 부분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하거나 침묵으로 일관하는 바람에 구청장의 혐의를 찾을 수 없어 ㅎ씨만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말했다.
인천 동구 주민과 시민단체 회원 30여명은 이날 인천 중부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구청장이 직권을 남용해 동구청과 계약을 맺은 특정업체의 대표에게 아들의 취업 청탁을 한 권력형 비리 사건인데도 경찰이 청탁 압력을 받은 업체 대표만 입건하고 구청장을 무혐의 처리키로 한 것은 꼬리자르기식 수사”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경찰이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으면 청와대와 검찰에 제보하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집회 등을 하겠다”고 압박했다. 한편 이 구청장 비서실 관계자는 “(이 구청장이) 휴가 중이라 이 일에 대해 밝힐 입장이 없다”고 밝혔고, 이 구청장은 전화 통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
김영환 기자 yw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