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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고려인 동포가 문 대통령에게 보낸 ‘눈물의 편지’

등록 2017-08-07 15:33수정 2017-08-07 16:02

광주 사는 김알렉산드리아, 고려인 4세 딸 사연 담아
“방문취업비자 받지 못해 3개월마다 러시아 다녀와”
최근 사단법인 광주고려인마을 주최로  광주광역시 광산구에서 열린 여름캠프에서 고려인 동포 자녀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고려인마을 제공
최근 사단법인 광주고려인마을 주최로 광주광역시 광산구에서 열린 여름캠프에서 고려인 동포 자녀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고려인마을 제공
“보훈처에 등록된 독립운동 국가유공자들처럼 선조들이 흘린 핏값에 대한 보상금을 달라는 것도 아닙니다. 국적이나 영주권을 달라는 것도 아닙니다.”

광주광역시에 사는 고려인 동포 3세 김알렉산드라(56)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호소했다. 그는 자신을 동포취업방문비자 (H-2)를 받아 광주에서 5년 째 살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그는 5년동안 우즈베키스탄에 2번 다녀왔던 이야기부터 꺼냈다. “한번은 3년비자가 만료돼서 갔다왔고요. 한번은 우즈벡 여권기간이 만료돼 여권 갱신차 다녀왔습니다. 다른국가는 여권기간이 만료되면 한국주재 대사관에서 여권을 갱신해 주지만 중앙아시아국가는 반드시 자국에 돌아와야만 여권을 갱신해 주고 있습니다.” 그는 “이런 불편함도 있지만 저는 그래도 이런 불편을 얼마든지 참고 살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씨와 같은 고려인 동포들은 일제 강점기 때 수탈과 탄압을 피해 이주했거나 독립운동을 하러 소련 연해주로 이주했던 조선인들의 후손들을 말한다. 1937년 9~10월 스탈린에 의해 우즈베키스탄과 우크라이나 등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했던 17만2천여 명의 조선인들이 ‘고려인’으로 불렸다. 국내엔 5만여 명의 고려인들이 거주하고 있고 광주엔 4천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그는 “딸(22)을 생각하면 잠이 오지 않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말을 이어갔다. 그의 딸은 우즈베키스탄에서 태어나 현지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2016년 초 한국에 들어왔다. 당시 (C-3-8) 3개월 비자를 받아 한국에 왔다고 한다. “고려인 4세라는 이유로 방문취업비자(H-2)를 발급해 주지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려인동포법’엔 고려인동포를 ‘해당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자’로 규정해 국내체류 고려인은 제외돼 있다. 또 재외동포법 상 재외동포는 고려인 3세까지 재외동포지만 4세는 외국인으로 분류된다. 그래서 김씨의 딸도 “3개월에 한번씩 국외로 갔다가 다시 비자를 받아야만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는 “딸은 지금까지 6번 러시아 연해주로 출국했다가 돌아오는 이상한 여행을 계속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속도 모르는 한국인들은 ‘돈이 얼마나 많기에 남들은 한번도 가보지 못하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을 그렇게도 자주가느냐’ 며 부러워합니다. 하지만 저희 가족은 속이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이렇게 불안한 삶을 살아야 하는지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

김씨는 “광주고려인마을에는 이 땅에서 태어나 자라고 있는 어린아이를 비롯해 초·중·고 학생이 400여 명에 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아이들은 고려인 4-5세 자녀들입니다. 이 아이들은 대한민국에서 태어났기에 한국이 조국인줄 알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성인이 되면 부모와 이산가족이 되어 또다시 유랑민의 애처로운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에 억장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김씨는 “그저 숨죽이며 살더라도 안심하고 살아갈 체류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호소했다. “재미동포나 해외동포들이 체류국의 국적을 포기하지 않고 국내로 귀환할 경우, 부여하는 재외동포비자(F-4)를 주고 국내 미풍양속을 해치는 직종을 제외한 일터에서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해 주십시요.”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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