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타당성 조사 뒤 운행구간·사업비 줄여 추진
시민단체 “1호선 적자 대책도 없는데 또 빚잔치 벌이나”
광주시가 지하철 2호선의 경제적 타당성을 따지는 용역을 추진하려다 재정·환경·교통 분야의 부담을 더할 것이라는 시민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시는 공사기간·건설 방식·운행 노선·재원 조달 등을 포함한 기본계획을 구체적으로 짜려는 방침이나 시민단체는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가는 2호선 건설이 채무부담만 늘일 뿐 교통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맞섰다.
2호선 건설·운영 기본계획을 확정하려는 행정당국= 광주 지하철 2호선의 노선이 애초 남북선 13.7㎞에서 순환선 27.4㎞로 바뀐 것은 2002년 10월이다. 당시 건교부는 2호선 기본계획을 고시하면서 ‘지상 고가로 경량 전철을 운행하는 순환선을 놓겠다’는 사업 윤곽을 제시했다.
이어 한국개발연구원은 지난 4월 2호선 예비타당성 조사를 벌여 사업의 대폭 축소를 권고했다. 이에 따라 2호선의 건설기간은 2008~2019년(11년)에서 2006~2015년(9년)으로 바뀌고, 사업비는 1조3375억원에서 9444억원으로 3931억원이 줄었다. 또 노선도 애초 27.4㎞에서 백운동~효천역 5.3㎞를 뺀 백운광장~남광주역~광천터미널~광주시청~금호지구~백운광장 등 22.1㎞로 줄어들게 됐다. 또 부채이자와 운영적자를 감당할 수 있는 재정능력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시는 이런 결과를 기본계획에 반영해 기본설계와 실시설계의 자료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내년 2월부터 한해 동안 4억원을 들여 용역을 시행하며 공청회와 토론회로 쟁점들을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용역계획이 심의를 통과하자 시민단체들은 일제히 목소리를 높였다.
부채 늘이지 말고 대중교통 새틀 짜자는 시민단체= 참여자치21·광주경실련·광주환경련은 17일 “시가 지하철 1호선 건설비 1조6444억원의 이자 1000억여원과 연간 운영적자 200억여원을 감당할 대책도 없이 2호선을 추진하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며 “시민합의 없는 무모한 빚잔치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2020년 광주시의 수송분담률은 지하철이 11.5%, 승용차가 35.3%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따라서 2호선이 지하철이든 경전철이든 광주의 교통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지상고가 방식은 문화중심도시를 지향하는 광주의 인상을 흐리고 경관을 해칠 뿐 아니라 소음과 분진 등 환경 민원을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광우 참여자치21 사무처장은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는 2호선 계획은 광주시의 재정·교통·환경 분야 정책의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시민의 합의로 대중교통의 근본 틀을 새로 짜는 것이 우선이다”라고 말했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박광우 참여자치21 사무처장은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는 2호선 계획은 광주시의 재정·교통·환경 분야 정책의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시민의 합의로 대중교통의 근본 틀을 새로 짜는 것이 우선이다”라고 말했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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