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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 폭발사고 희생자 부검 결과 사망원인은 ‘질식’

등록 2017-08-22 17:19수정 2017-08-22 20:00

수사본부 “기도·폐 등서 매연 등 탄흔 발견…질식사 소견”
폭발 직후 짧게라도 살아있었지만 대피 못해 숨졌다는 뜻
탱크 안 유독가스 미배출·안전장구 미착용 등 문제 될 듯
탱크 안 유독가스를 밖으로 배출하는 배기관. 곳곳이 파손되거나 끊어진 상태이다. 유족들은 이 때문에 유독가스를 제대로 배출하지 못했을 것이며, 이것이 사고 주원인이라고 주장한다. 에스티엑스 폭발사고 유족 대표단 제공
탱크 안 유독가스를 밖으로 배출하는 배기관. 곳곳이 파손되거나 끊어진 상태이다. 유족들은 이 때문에 유독가스를 제대로 배출하지 못했을 것이며, 이것이 사고 주원인이라고 주장한다. 에스티엑스 폭발사고 유족 대표단 제공
지난 20일 에스티엑스(STX)조선해양 선박 탱크 폭발사고로 숨진 4명을 부검한 결과 사망원인은 ‘화상’이 아닌 ‘질식’인 것으로 드러났다. 폭발 직후 짧은 시간이나마 숨을 쉬며 살아 있었다는 것이다. 탱크 안 유독가스를 제대로 배출시키고 송기마스크 등 안전장구만 갖췄더라면 목숨을 건질 수 있었을 것이라고 유족과 노조가 주장하는 상황이라, 부검 결과는 이번 사고의 원인과 책임을 가리는 데 중요한 구실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에스티엑스 폭발사고 수사본부’는 22일 “숨진 노동자 4명의 부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산과학수사연구소에서 진행했다. 정확한 결과는 정식으로 회보를 받아야 알 수 있겠지만, 부검의는 부검 직후 ‘폭발 흔적이 보이며, 폭발로 말미암아 기도·폐 등에서 매연 등 탄흔이 발견됐다’며 ‘질식사’ 소견을 냈다”고 밝혔다. 이는 탱크에서 폭발이 일어난 직후 4명 모두 짧은 시간이라도 살아 있었으나, 탈출하지 못해 숨졌다는 것을 뜻한다.

앞서 지난 21일 유족 대표단은 “사고현장을 확인한 결과, 탱크 안 유독가스를 강제로 배출시키는 관로 곳곳이 구멍 나 있거나 끊어져 있었다. 당연히 유독가스를 제대로 배출시키지 못했을 것이다. 만약 유독가스를 제대로 배출했다면, 어떤 이유로 탱크 안에 불꽃이 튀었더라도 폭발로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탱크 안 유독가스를 제대로 배출 못 한 것을 사고의 주원인으로 지목한 바 있다. 폭발한 아르오(RO)탱크 옆 슬롭(SLOP)탱크에서 작업했던 한 노동자는 “사고 나기 20분쯤 전 아르오탱크에서 작업하던 박아무개(33)씨가 밖으로 나와 환기구를 두드리며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을 봤다”고 박씨 유족에게 말하기도 했다.

조선업종노동조합연대는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밀폐된 공간에서 도장 스프레이 작업을 할 때는 공기를 주입해주는 공기호흡기 또는 송기마스크를 반드시 지급하도록 정해져 있다. 그런데 사고를 당한 노동자들은 모두 방독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만약 공기호흡기나 송기마스크를 착용했더라면, 폭발 사고가 일어났더라도 질식하지 않고 대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에스티엑스에 책임을 따졌다.

따라서 ‘질식사’했다는 부검 결과는 앞으로 사고 원인과 책임을 가리는 데 중요한 구실을 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수사본부 관계자는 “부검의 소견만으로 결론을 내기는 이르다. 폭발한 탱크 안 유독가스 배출이 제대로 되지 않았는지도 아직 조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에스티엑스 관계자는 “밀폐된 공간에서 도장 스프레인 작업을 할 때 공기호흡기나 송기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것을 몰랐다”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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