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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시, 세월호 추모 ‘언약의 나무’ 일방 철거해 논란

등록 2017-08-23 16:52수정 2017-08-23 17:46

시민2천명 “잊지 않겠다” 염원 담긴 메시지 폐기
시민단체, 시에 사과·추모조형물 새로 설치 촉구
경기도 의정부 시민들이 지난 2015년 8월 세월호 참사 500일을 맞아 진상규명을 위해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추모 메시지를 의정부역 앞 ‘언약의 나무’에 매달고 있다. 세월호 의정부 대책회의 제공
경기도 의정부 시민들이 지난 2015년 8월 세월호 참사 500일을 맞아 진상규명을 위해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추모 메시지를 의정부역 앞 ‘언약의 나무’에 매달고 있다. 세월호 의정부 대책회의 제공
경기도 의정부시가 시민 2천여명의 ’잊지 않겠다’는 염원이 담긴 세월호 추모 조형물을 일방적으로 철거해 폐기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의정부시와 세월호 의정부 대책회의의 설명을 들어보면, 의정부시는 지난 5월 의정부역 앞에 역전근린공원을 조성하면서 세월호 추모 메시지가 걸린 조형물 ‘언약의 나무’를 임의로 철거했다. 철거 과정에서 시는 추모 메시지를 내건 시민단체에 아무런 연락을 취하지 않았다.

의정부역 앞에 설치된 언약의 나무에는 세월호 참사 500일 추모행사의 하나로 2015년 8월28일부터 자물쇠 1400개를 포함해 시민 2천여명의 추모 메시지가 내걸렸다. 이 나무에는 ‘참사의 아픔과 고통이 아직도 회복되지 못해 참으로 안타깝다’는 안병용 의정부시장의 메시지와 ‘목이 멘다. 우리 모두 공범이다’는 문희상 의원의 메시지도 포함돼 있었다.

시민단체는 시에 사과와 함께 해당 장소에 추모 조형물을 새로 설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세월호 의정부 대책회의 정영희 전 대표는 “세월호를 잊지 않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시민 1000명의 약속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목표보다 2배나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다. 시민들의 간절한 염원을 의정부시가 아무 생각없이 내팽개친 것 같아 실망스럽고 화가 난다”고 말했다.

경기도 의정부역 앞에 설치됐다가 철거된 언약의 나무에 문희상 의원과 안병용 의정부시장의 추모 메시지가 걸려있다. 세월호 의정부 대책회의 제공
경기도 의정부역 앞에 설치됐다가 철거된 언약의 나무에 문희상 의원과 안병용 의정부시장의 추모 메시지가 걸려있다. 세월호 의정부 대책회의 제공
이에 의정부시 관계자는 “애초 연인들을 위한 이벤트용으로 설치된 조형물인데 노후화해 녹이 슬고 공원 성격에도 맞지 않아 철거했다. 언약의 나무를 관리하는 주체가 따로 있다고 판단하지 않아 시민단체에 알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의정부시는 의정부역 앞 옛 미군기지 터(1만1403㎡)에 지난해 6월부터 평화를 주제로 한 역전근린공원을 조성 중이다. 10월 개장 예정인 이 공원에는 중국 시진핑 주석이 제작을 지시했다고 해서 논란을 빚은 안중근 의사의 동상도 설치됐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경기도 의정부역 앞에 설치된 ‘언약의 나무’에 시민 2천여명의 세월호 추모 메시지가 걸려 있다. 의정부시가 공원을 조성하면서 이 나무를 일방 철거해 논란을 빚고 있다. 세월호 의정부 대책회의 제공
경기도 의정부역 앞에 설치된 ‘언약의 나무’에 시민 2천여명의 세월호 추모 메시지가 걸려 있다. 의정부시가 공원을 조성하면서 이 나무를 일방 철거해 논란을 빚고 있다. 세월호 의정부 대책회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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