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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상처투성이 아이들, 네팔에서 치유받다

등록 2017-09-06 16:51수정 2017-09-06 21:33

해맑음센터 청소년 네팔 봉사활동 사진전
학교폭력 상처 딛고 배려하는 마음 키워
해맑음센터 청소년들이 찍은 네팔 사진전이 6일 대전여행문화센터 산책에서 개막했다. 신준하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사무국장, 여은정 해맑음센터 행정담당과 정세미 상담교사, 차용복 부장, 김성선 산책 대표, 이봉수 산책 경영지원팀장(왼쪽부터)이 전시할 사진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대전여행문화센터 산책 제공
해맑음센터 청소년들이 찍은 네팔 사진전이 6일 대전여행문화센터 산책에서 개막했다. 신준하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사무국장, 여은정 해맑음센터 행정담당과 정세미 상담교사, 차용복 부장, 김성선 산책 대표, 이봉수 산책 경영지원팀장(왼쪽부터)이 전시할 사진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대전여행문화센터 산책 제공
6일 오후 3시 대전 둔산동 라푸마 2층 대전여행문화센터 ‘산책’에 전시용 이젤이 설치됐다. 그리고 사진들이 놓였다. 히말라야 영봉·허름한 집·붉은 색실이 예쁜 옷을 입은 이국의 아이들이 빼곡하게 산책을 채웠다. 사진 속 여학생은 사진찍기 쑥스러워 고개 숙였지만 행복하게 웃는 표정은 숨길 수 없었다.

사진작가는 해맑음센터 청소년들이다. 이들은 지난달 3일부터 14일까지 열이틀 동안 ‘나마스떼-네팔’에 참여해 산에 오르고, 봉사활동을 하고, 또래 네팔 청소년들과 교류했다. 이 센터는 학교폭력 피해 청소년들이 잠시 학교를 떠나 생활하는 곳이다. 그동안 학교에서 왕따, 투명인간, 따돌림, 스트레스, 지속적인 폭행 피해를 당한 충격에 고통을 겪었다.

이들은 지난달 3일 인천공항을 출발해 중국을 거쳐 이틀 만에 네팔에 도착한 뒤 6일 힐레에서 고라파니까지 트레킹을 하고 7일에는 해발 3210m에 있는 푼힐전망대를 등정했다. 8~9일에는 카트만두의 또까마을에 도착해 가네시 영어학교 아이들과 만나 마을지도를 만들며 교류를 시작했다. 두 나라 청소년들은 한국어와 네팔어로 이름표 만들기, 풍선아트 알려주기, 네팔 소수민족 영화 감상, 네팔 노래 배우기, 오카리나 연주하기, 음식 만들기, 함께 유적지 방문하기 프로그램을 함께하며 친구가 됐다. 이에 앞서 청소년들은 여행에 앞서 6월부터 네팔의 역사와 문화를 공부하고, 봉사활동을 위한 풍선아트·페이스 페인팅 등을 배웠다.

네팔 봉사활동에 나선 해맑음센터 청소년들이 지난달 11일 가네시 영어학교 청소년들과 어울려 춤을 추고 있다. 해맑음센터 제공
네팔 봉사활동에 나선 해맑음센터 청소년들이 지난달 11일 가네시 영어학교 청소년들과 어울려 춤을 추고 있다. 해맑음센터 제공
세상을 두려워하던 아이들은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이유미(18·가명)양은 여행일지에 “우리보다 못 사는데 불행하지 않았다. 빨리빨리 문화도 없다. 학교에 두 시간 늦게 가도 혼나지 않는 건 부럽다”고 썼다. 이양은 “우리 모두 앞서가려고만 했던 게 아닐까. 앞만 보고 달리느라 길가의 꽃을 못 보고 지나치진 않았을까” 자문하기도 했다. 김성민(16·가명)군은 “말도 안 통하는데 어떻게 홈스테이를 하지 걱정했는데 착하고 배려해줘 편했다. 선물도 나누고 네와르 민족 옷을 입고 그림을 함께 그리면서 너무 재미있었다”고 했다. “사람을 만나는 게 무섭고 두려웠는데 이제는 자신감이 생겼다. 대학에 가면 혼자 다른 나라에 가보고 싶다”고 밝혔다.

“아이들은 한결같이 네팔에서 배려하고 이해하는 마음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네팔에서의 추억이 아이들에게 스스로 상처를 치유하고 건강하게 학교와 가정으로 돌아가는 힘이 되길 바랍니다.” 사진을 걸던 해맑음센터 정세미 상담교사가 말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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