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8년 2월 고향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로 귀향한 직후부터 화포천 정화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노무현재단 제공
국내 최대 하천 습지인 경남 김해시 화포천 습지의 ‘습지보호지역’ 지정이 추진된다. 화포천은 10년 전만 해도 오·폐수로 오염돼 있었으나, 2008년 2월 귀향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정화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친 것을 계기로 보호구역 지정을 추진할 만큼 생태계를 회복했다.
경남도는 13일 “전체 면적 3.1㎢인 화포천 습지 중 김해시 진영읍 설창리~한림면 퇴래·장방리 구간 1.398㎢를 올해 연말까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환경부는 14일 한림면사무소에서 화포천 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위한 주민공청회를 연다.
화포천 습지는 낙동강 배후습지로, 황새·매·귀이빨대칭이 등 멸종위기 야생동물 13종과 낙지다리·통발 등 희귀식물 5종을 포함해 야생생물 812종이 서식하고 있다. 일본 효고현 도요오카시에서 인공부화 뒤 방사된 황새 ‘봉순이’도 2014년부터 해마다 봄에 이곳을 찾아온다.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면, 환경부는 습지보존 5개년 계획을 세워 습지를 보호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비 200억원을 들여 전체 구역의 77%(1.08㎢)에 이르는 사유지를 사들이고, 감시인·해설사 등을 배치할 방침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8년 4월26일 화포천 환경 지킴이 봉하마을 감시단 발대식에 참석하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달려가고 있다. 노무현재단 제공
화포천 습지의 보호지역 지정 추진은 2008년 2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고향인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로 귀향하면서 시작됐다. 노 대통령은 직접 화포천 정화활동을 벌이면서, 주변 공장들에 오·폐수를 화포천으로 흘려보내지 못하도록 당부했다. 봉하마을을 방문한 많은 이들은 노 대통령 활동에 공감해 화포천 환경 지킴이를 결성해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김해시는 2012년 9월 화포천 습지 생태공원을 조성했다.
하지만 화포천 습지 주변 지역 땅을 소유한 일부 주민들은 보호지역 지정에 반대하고 있다. 보호지역으로 지정되면 개발행위에 각종 제약이 뒤따르고 땅값도 떨어질 것으로 우려하기 때문이다. 일부 주민들은 공청회를 막으려는 움직임까지 보였다. 앞서 2008년에도 보호지역 지정이 추진됐으나, 주민 반대로 무산됐다.
경남도 환경정책과 담당자는 “습지가 복원되면 홍수 조절과 오염물질 정화 능력이 향상되는 것은 물론, 생태관광 자원 덕택에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습지 대부분은 어차피 개발할 수 없는 하천부지이기 때문에 일부 주민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재산권 행사에 불리한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개발보다 보존이 시대정신에 걸맞은 정책임을 주민들이 이해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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