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장 엄지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 스페인 마드리드시는 디지털 민주주의를 현실로 만든 도시다. 시민들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제안하면 위법성 등을 검토해 '디사이드 마드리드' 온라인 플랫폼에 상정한다. 상정된 제안에 대해 마드리드시 유권자의 1% 이상이 ‘좋아요’를 누르면 시민참여예산의 안건으로 채택된다. 시민들은 안건에 대해 토론한 뒤 찬반 투표를 거쳐 예산 1억유로(1400억원)의 쓰임새를 결정한다. 세부적인 절차와 시민참여과정이 있지만 큰 틀에서 보면 이런 절차를 거친다. 마드리드시는 ‘디사이드 마드리드’를 통해 도시 계획 변경 등의 중요한 결정을 내리고 있다. 시민들이 결정권을 갖는 행정혁신은 마드리드뿐 아니라 바르셀로나를 비롯해 스페인 전역에서 펼쳐지고 있다. 이런 변화는 2년 전 지역선거에서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정치세력들이 연합으로 지역정당을 만들어 집권한 뒤 가능해졌다. 아호라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엔코뮤 등이 대표적인 지역정당들이다.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스페인 정치에 새로운 돌풍을 일으킨 정당인 포데모스는 ’우리는 왼쪽에서 온 사람도 아니고 오른쪽에서 온 사람도 아니다. 우리는 아래에서 온 사람들이다‘는 구호를 내건 적이 있는데, 세계적으로 이런 분위기의 새로운 민주주의 운동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지난 14~16일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세계인권도시포럼에선 시민의 결정권과 관련된 주제가 많이 다뤄졌다. 특히 ‘마을과 민주주의’ 분과에서는 스페인의 ‘디사이드 마드리드’ 모델을 초대해 시민들이 도시 행정의 여러 가지 정책에 어떻게 의견을 내고 참여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디사이드 마드리드의 가장 큰 힘은 제안-투표-토론-투표 과정을 공개하고, 시민들이 결정권을 온전히 행사한다는 점이었다. 마드리드시가 몇 년 동안만 이런 방식으로 정책을 집행하면 시민들의 힘이 커지고, 민주적으로 성숙해져서 정부가 바뀌어도 뒤집긴 힘들 것 같다. 마드리드시는 민주주의의 새로운 모델로 불리는 이 온라인 플랫폼을 세계 50여개 도시로 아무런 대가 없이 나누고 있다. 지난 5월 처음 열린 ‘광주시민총회’도 디사이드 마드리드 모델을 참고해 좀 더 민주적으로 진화하길 기대한다. 그러기 위해선 첫째, 역시 누구나 손쉽게 접근과 참여가 가능한 ‘온라인 시민총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 그리고 의회-행정-시민활동가로 구성된 ‘민회 지원단’이 시민들의 제안을 좀 더 현실 가능한 안으로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음으론 민회 지원단의 검토를 거친 제안은 ‘온라인 시민총회’와 오프라인에서 토론과 투표를 통해 실제로 시민이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 디사이드 마드리드의 철학은 교육에도 적용돼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눴다. 그렇게 하면 교실 붕괴나 학교 폭력 문제도 상당 부분 완화되리라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었다. 실제로 세계적으로 진행 중인 ‘민주학교’들도 결정권을 학생들과 공유하고 있다. 학교 규칙이나 학교 교육과정을 만드는 일은 기본이고, 심지어는 교사를 채용하는 일까지 학생들과 교사들이 결정권을 공유하는 학교도 있다. 민주시민교육을 교과서만이 아니라 생활에서 직접 실천하는 것이 신선하다. 촛불혁명과 대통령 선거를 지나면서 정치적으로 각성하고, 적은 권력이라도 만들고 쓸 줄 아는 시민들이 당당하게 살아간다는 점을 많이 깨닫게 된다. 가난하고 힘이 약한 사람들일수록 권력을 만들고 쓰는 연습이 많이 필요하다. 그래서 가능하면 가정과 사회에서 자연스럽게 문화로 맛볼 수 있다면 더없이 좋고, 적어도 학교에서는 민주주의를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 어려서부터 주권자로 성장한다면, 자신의 힘을 타인에 대한 폭력이 아니라 공적으로 다수를 위해 사용하게 될 것이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300/180/imgdb/child/2024/0116/53_17053980971276_2024011650343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00/32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76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807.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