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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안전 ‘무술보안관’이 책임져요

등록 2017-09-28 15:57수정 2017-09-28 21:30

고양시 행신3파출소 1년여 활동 ‘강력범죄 0건’
태권도 관장 등 190여명 심야 귀가 동행서비스
행신·원당지구대로 확대…고양시 지원조례 제정
지난 21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행신3동에서 귀가하던 한 여성이 무술보안관의 안심귀가 동행서비스를 받으며 활짝 웃고 있다. 박경만 기자
지난 21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행신3동에서 귀가하던 한 여성이 무술보안관의 안심귀가 동행서비스를 받으며 활짝 웃고 있다. 박경만 기자
밤늦은 시간에 귀가하는 여성과 청소년을 무술 유단자들이 집까지 동행해주는 경기도 고양시 행신3동의 ‘우리동네 무술보안관’ 제도가 시행 1년여 만에 주민들 삶 속에 자리잡았다.(<한겨레> 2016년 11월2일치 23면)

지난 21일 오후 11시께 다가구주택 4200세대가 밀집된 행신3동에 가보니, 일과를 마치고 귀가하는 젊은이들이 버스에서 내려 골목 어귀로 밀려왔다. 이 마을은 서울에서 가깝고 집값도 싸 젊은이들이 많이 살지만 골목이 좁고 어두워 범죄취약지역으로 꼽혀왔다. 버스정류장 앞에서 대기한 무술보안관들은 귀가 동행, 홍보, 동네 순찰을 하느라 잠시도 쉴 틈이 없었다.

처음엔 남자 무술인들로만 꾸렸지만 여성들이 이용을 꺼리자 여성자원봉사자를 모집해 남녀 3명씩 짝 지어 동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안심귀가 서비스 ‘단골’인 김아무개(27·여)씨는 “골목길이 어두워 불안했는데 무술보안관이 동행해주니 밤늦게 퇴근해도 걱정이 안 된다”고 말했다.

경기도 고양시 행신3동에서 한 여성 무술보안관이 지난 21일 밤 길가던 젊은 여성들에게 안전귀가 동행서비스 이용을 권하며 홍보 활동을 하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 행신3동에서 한 여성 무술보안관이 지난 21일 밤 길가던 젊은 여성들에게 안전귀가 동행서비스 이용을 권하며 홍보 활동을 하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 행신3파출소 무술보안관과 경찰관들이 지난 21일 오후 안심귀가 서비스에 나서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 행신3파출소 무술보안관과 경찰관들이 지난 21일 오후 안심귀가 서비스에 나서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행신3동 무술보안관은 마을의 태권도·검도 등 8개 체육관 관장과 사범, 유단자 등 16개조 134명으로 운영된다. 1조장을 맡은 박정준(42)씨는 태권도장에 다니는 초등생 아들의 학부모로 인연을 맺었다. 태권도학과를 나온 박씨는 “아이들이 동네를 위해 봉사하는 아빠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성자원봉사자인 승유임(52)씨는 “늦은 밤시간이라 잠깐만 하려 했는데 7개월째 즐기고 있다. 취약점을 발견해 개선하거나 도움 요청을 받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지난해 6월 시작한 행신3동의 안심귀가 서비스는 현재까지 500여명이 이용했다. 이 기간 동안 마을에선 단 1건의 강력범죄도 발생하지 않았다. 강재원(53) 무술보안관 회장은 “처음에 경계하던 주민들이 지금은 무술보안관이 서있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된다고 한다”고 전했다.

반응이 좋자 고양경찰서는 지난 6월 행신·원당 지구대로 운영을 확대했다. 새로 60명이 합세해 모두 190여명의 무술보안관단이 꾸려졌다. 지난 14일엔 고양시 의회에서 ‘지역사회 안전을 위한 시민단체 지원에 관한 통합조례’까지 통과돼 지속가능한 활동 기반을 갖췄다.

‘무술보안관’을 처음 제안한 행신3파출소 이원배(54) 팀장은 “많은 여성들이 밤 10시가 넘어 귀가하는데 경찰도 그 시간대에 112신고가 몰려 범죄 예방을 위한 주택가 순찰이 어렵다. 위급 상황에서 여성을 지킬 수 있는 무술보안관이 부족한 경찰력을 잘 보완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행신3파출소는 월~금 오후 10시30분~오전 1시까지, 행신·원당 지구대는 화·목 오후 10시~자정까지 안심귀가 서비스를 제공한다. 희망자는 미리 전화하거나 옛 진로마트, 능곡초등학교, 원당역 앞에서 대기중인 무술보안관에게 동행을 요청하면 된다.

글·사진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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