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 쉼 없이 흘러야 합니다. 보와 하굿둑은 혈관을 막은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수학강사인 김창현(53·대전충남녹색연합 회원)씨는 21일 낮 12시30분 대전 대덕구 미호동 대청댐을 출발해 146㎞를 달려 다음날인 22일 오전 9시30분 충남 서천군 마서면 금강하굿둑에 도착하는 ‘나홀로 무박2일’ 마라톤에 나선다.
‘흘러라 금강아’ 이름이 붙은 그의 마라톤은 세종보, 공주보, 백제보 등 4대강 사업으로 금강에 들어선 3개의 보를 따라 달린다. 그가 이처럼 350리 물길을 달리는 것은 금강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3개의 보와 하굿둑을 철거해 물이 막힘없이 흐르길 바라기 때문이다.
세종보에서는 ‘기름 유출 잦은 고장 혈세 먹는 고철 덩어리 세종보 철거하라’, 공주보에서는 ‘수문 개방 고작 20㎝? 수문 전면 개방하라’ 펼침막을 들고 금강 원상회복을 촉구할 계획이다. 이어 공주보~백제보(24㎞)를 달려 22일 새벽 0시30분에는 백제보에서 ‘비단 강이 녹조 강으로, 녹조 원인 백제보 수문 즉각 개방하라’고 피케팅을 한다. 하굿둑에서는 ‘하굿둑을 개방해야 서해바다와 금강이 산다’는 펼침막을 펼칠 예정이다.
그가 환경운동을 실천한 것은 2003년 재활용품을 활용해 수학을 가르치면서부터다. “버려지는 엄청난 쓰레기를 줄여 보자는 취지였어요. 계란판은 덧셈·뺄셈, 장판은 면적, 물병은 무게 등을 가르치는 도구가 됐죠.” 2004년에는 종이컵 없애기 운동을 시작해 2015년까지 일회용 컵을 대신할 환경컵 5300개를 나눠줬다.
마라톤은 2년여 전 시작해 풀코스 네 차례, 울트라마라톤을 한 차례 완주했다. 그는 “금강을 무박 2일 동안 뛰는 데 부담이 없다. 앞으로 한강, 낙동강, 영산강에서도 4대강 보 허물기 마라톤을 하겠다”고 했다. “자연은 그대로 두는 것이 가장 좋은 겁니다. 물과 나무가 행복하지 않다면 사람도 행복할 수 없습니다. 4대강 사업으로 얻는 이익도 없지 않겠지만, 후손을 위해서는 보를 허물어 물줄기를 원상태로 돌려야 합니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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