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11월 개통을 추진했던 ‘중구 신흥동 삼익아파트∼동구 동국제강(2.92㎞)’ 도로 2구간. 배다리마을 주민들의 도로 개통 반대 천막농성과 경찰의 교통안전시설 설치 검토안 ‘보류’ 결정에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인천 동인천역 인근에 ‘배다리마을’이 있다. 개항기 인천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이다. 지은 지 백년이 넘은 인천 최초의 공립보통학교인 창영초등학교(1907년 설립)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사립학교인 영화초등학교(1892년 설립), 조선인이 세운 우리나라 최초의 성냥공장 등 근대 역사가 살아 숨쉬는 곳이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헌책방 거리와 예술인들의 다양한 창작공간까지 들어서면서 역사문화마을 지정도 추진 중이다.
이런 배다리마을이 두동강 날 판이다. 중구 신흥동 삼익아파트에서 동구 동국제강 삼거리까지 2.92㎞(왕복 4차로·사업비 1524억원) 구간의 옛 산업도로 개설 탓이다. 도로가 마을 중심부를 관통한다. 2001년부터 공사가 시작됐지만, 4개 공구 가운데 2010년 4공구(삼익아파트~유동삼거리 940m)만 개통됐다. 인천시는 2011년, 안전사고 우려와 주민 반발, 재정난까지 겹치자 공정률이 90%에 육박하는 1·2구간(송국제강~송림로 1.6㎞) 공사를 중단했다.
배다리마을 주민과 송림초등학교 학부모들은 지난달 13일부터 25일 현재 43일째 송림초교 옆 송현터널 입구에서 ‘도로 원천 폐지’를 요구하며 천막농성 중이다.
배다리마을은 송림로~송림초등학교 앞 유동삼거리까지 380m 3구간에 있다. 애초 평면 교차로로 설계된 3구간은 주민 요구로 지하화로 결정됐다. 하지만, 인천시는 안전 사고와 매연·분진, 교육환경 침해 등을 이유로 송현터널까지 지하차도로 연결해야 한다는 주민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채 올해 초 공사를 재개했다. 주민과 송림초 학부모들은 지난달 13일부터 25일 현재 43일째 송림초교 옆 송현터널 입구에서 ‘도로 원천 폐지’를 요구하며 천막농성 중이다.
민운기 배다리역사문화마을위원회 위원은 “올 초 개통한 제2외곽순환고속도로와 기능이 중복돼 산업도로의 기능을 상실했다. 지하와 고가, 터널 등을 반복하는 ‘롤러코스터 도로’가 주민과 학생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이미 개설한 도로와 터널은 주민에게 필요한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구 삼익아파트∼동구 동국제강간 도로 노선도. 사진 인천시 제공
인천시는 11월 중으로 1·2구간을 부분 개통할 계획이었지만, 제동이 걸렸다. 지난달 28일 열린 인천지방경찰청 교통안전시설 심의위원회에서 시가 제출한 교통안전시설 설치 검토안이 ‘보류’됐기 때문이다. 송현터널 송림초교 쪽 합류부는 교차로 폭이 짧아 구조적으로 사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교차로 폭이 왕복 12차로 이상, 70m는 돼야 가능하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또 동국제강 삼거리도 송현터널에서 빠져나와 145m 거리에 좌회전 차로가 있어, 무리한 차로 변경 등 사고 위험도 지적됐다. 1·2구간이 개통되면 교통량이 11~18% 증가해 지체가 늘어날 것이라는 교통영향분석 결과도 포함됐다. 인천시는 11월 안으로 지적 사항에 대한 보완대책을 마련해 경찰에 검토안을 다시 제출할 방침이다.
글·사진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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