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1년 11월 7일 서귀포시 매일시장 인근에서 서귀포나라사랑청년회 회원 양용찬(당시 25)씨는 ‘제주도개발특별법 저지’ 등을 외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제주지역의 개발과 보존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던 때였다. 그의 유서엔 “나는 우리의 살과 뼈를 갉아먹으며 노리개로 만드는 세계적 관광지 제2의 하와이보다는 우리의 삶의 터전으로서, 생활의 보금자리로서의 제주도를 원하기에 특별법 저지, 2차 종합개발계획 폐기를 외치며, 또한 이를 추진하는 민자당 타도를 외치며 이 길을 간다”고 씌여 있었다.
그가 떠난 지 26년, 그를 기리는 이들이 그를 1인극으로 불러냈다. 서귀포시 강정마을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이 지난 7월 만든 신생 극단 구럼비유랑단이 만든 첫 작품 ‘사랑 혹은 사랑법’은 양 열사 추모 모노드라마다.
‘사랑 혹은 사랑법’은 강정 주민 ‘고항일’의 입을 빌려 양 열사의 지난 삶을 풀어내는 동시에 해군기지에 대한 문제도 함께 다룬다. 드라마 속 고항일은 서울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만화가로 활동하다 고향으로 내려와 해군기지 반대투쟁을 한다. 강정마을 부회장인 극단 대표 고권일이 그다. 어려운 주제를 풀어낼 배우는 ‘동방의 햄릿’ 등 여러 편의 연극에 출연한 제주 출신 배우 양승한씨가 맡았다. 연출은 극단 아리랑 대표 등을 역임한 방은미씨가 맡았다.
공연은 11월3일(오후 4, 7시)은 제주학생문화원, 5일(4, 7시)엔 서귀포 예술의 전당에서 있다. 관람료는 1만원이며, 전액 양용찬 열사 추모사업에 사용된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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